종방까지 단 1회를 남겨 둔 JTBC 금토극 'SKY캐슬'의 걸어가는 길은 곧 역사가 된다. 회마다 비지상파 최고시청률을 장식하고 있다. 한 차례 결방된 뒤 지난 26일 19회가 전파를 탔다. 23.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을 기록,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이쯤 되면 마지막 회에서 25%를 넘냐, 안 넘냐가 관건. 더욱 눈에 띄는 것은 비지상파 타 작품과 비교해 적은 제작비로 지금의 성과를 이뤄 냈다는 점이다. 총 20부작으로 이뤄진 'SKY캐슬'의 제작비는 약 75억원, 회당 3억7500만원이 들었다. 드라마 제작비가 편당 억대 시대를 연 것은 이미 10년도 훌쩍 지난 이야기다. 'SKY캐슬'은 10여 년 전 작품과 비교해도 제작비에서 큰 격차가 없다. 그럼에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
'SKY캐슬' 전 비지상파 최고시청률 기록을 가지고 있던 작품은 tvN '도깨비'(20.5%)였다. KBS 2TV '태양의 후예'를 잇는 김은숙 작가의 또 하나의 로맨스물이었고, 한류 스타 공유가 드라마로 복귀한 작품이었다. 도깨비는 100억원을 훌쩍 넘기는 제작비를 자랑했다. 해외 로케이션까지 있어 제작비가 대규모로 들 수밖에 없었다. 약 150억원 규모였다. 1년이라는 기간 동안 공들여 만든 사전 제작 드라마 tvN '미스터 션샤인'은 스타 작가 김은숙의 첫 시대극 도전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연출은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 신화를 함께 쓴 이응복 감독이, 여기에 한류 스타 이병헌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캐스팅 규모부터 대단했다. 제작비는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비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았다. 총 24부작, 약 43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회당 약 18억원의 제작비가 든 셈이다. 이병헌의 출연료만 회당 1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정말로 '억' 소리가 났다.
반면 'SKY캐슬'은 '미스터 션샤인'의 6분의 1 수준의 제작비로 작품을 만들었다. 'SKY캐슬'이라는 상위 0.1%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의 입시교육 열기를 다뤘다. 현실에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을 담아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유현미 작가가 자녀의 입시교육 당시 실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추가해 만든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더욱 쫀쫀한 스토리 전개가 가능했고, 캐릭터와 싱크로율 높은 배우들을 우선 캐스팅해 보다 높은 몰입도를 자랑했다. 인기 많은 한류 스타 위주의 기용이 아닌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배우들과 조현탁 PD의 섬세한 연출력이 만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작품이 탄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tvN의 경우 큰 규모로 승부한 면이 있다. 스타 캐스팅이나 스타 작가·연출이 붙어 성과를 냈다면, 'SKY캐슬'은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한다. 스타 캐스팅도 아니고 스타 작가나 PD로 보기도 어렵다. 작은 규모로 크게 성공했다. 'SKY캐슬'은 작품의 내적인 힘으로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