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현빈(유진우)의 비서 서정훈을 맡은 배우 민진웅은 작품 후반 등장할 때마다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등에 화살이 꽂힌 채 무표정한 얼굴로 적들의 공격을 받아내는 모습은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비서였지만 민진웅이기에 범상치 않은 역할일 거라는 시청자의 기대감을 200% 채웠다. '혼술남녀' '아버지가 이상해' '저글러스' 등 안방극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오고 있다. 영화 '재심' '박열' '말모이' 등 스크린에서도 '믿고 쓰는' 신스틸러로 활약 중이다. 이런 대중의 호평을 전하자 민진웅은 "정말 그렇게 되어야 할 텐데"라며 쑥스러워했다. 거창한 목표보다, 작년에 작품 수가 적은 게 아쉽다며 올해는 더 빈틈없이 일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먼저 NPC 연기를 한 박훈이 해준 조언이 있다면. "서로 자기 연기를 하느라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NPC 연기를 하게 되니 박훈의 고충을 이해하게 됐다."
-고충이라는 게 무엇인지. "분장한 상태로 오래 있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매번 갈 때마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까지 걸렸다. 의상 스태프, 분장 스태프 등 모두 고생했다. 전투를 하면 할수록 상처가 더 늘어나는 것도 힘들었다. 어쩌다 보니 7개월 동안 촬영을 했다. 처음엔 추워질 때를 대비해 한 겹 더 입는 바람에 더웠는데, 겨울이 돼서는 추웠다. 그리고 현빈을 쳐다보면 안 되는 게 힘들었다. 자연스럽게 소리가 들리면 쳐다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보고 싶은 걸 참아야 했다. 등 뒤에 꽂힌 화살에 스태프가 부딪치기도 해 조심해야 했던 것도 있었다."
-액션 연기도 대비했을 것 같은데. "현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현장에서 무술 감독님이 많이 도와줬다. 특히 좀비로 나온 분들과 1회에 외국인 전사로 나와주신 분 등 NPC로 출연하신 분들이 더 고생을 많이 했다."
-마지막 신도 슬펐다. "유진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가장 친했던 친구를 자기 손으로 죽였는데 삭제했고, 또 아버지같이 모셨던 분도 삭제하고. 근데 마지막에 나까지 나오니까 더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시청자분들이 슬펐다고 하는데 찍는 나는 더했다. 그 장면을 볼 때도 마음이 많이 아프고 힘들었다." -결말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다. "일요일 밤부터 난리가 났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격하게 반응을 해주셔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많은 분이 우리 드라마를 많이 좋아해 주고 관심 가져주셨구나. 또 상상하기 나름이지만 어쨌든 유진우와 정희주가 행복할 텐데. 아마 얼마나 행복한 건지 그걸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것과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를 아쉬워하시는 것 같다."
-이제 민진웅 하면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민진웅이 하는 역할은 평범하지 않을 거란 기대가 있다. "감사드린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내가 나와서 저 역할에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주신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 진짜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내가 나올 때마다 좋게 봐주는 분들이 계속 늘었으면 좋겠다."
-결혼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이다. 갈 때 되면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는 대로, 자연스럽게 생각하려고 한다. 혼자만의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노수산나와는 잘 만나고 있다." -올해 목표가 있다면. "매년 목표를 따로 세우기보다 항상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나아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나도, 여자친구도, 주변 분들도 항상 올해는 내년 보다 잘되자고 얘기한다. 지난해에는 드라마를 7개월간 찍어서 조금 공백이 1년 정도로 길었다. 올해는 좀 더 빈틈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