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뒷심 발휘하는 저축은행 시간을 쪼개 은행에 가지 않아도 되는 요즘이다. 이미 인터넷뱅킹 실이용 고객이 6948만7000명이고, 그중 모바일뱅킹 이용 실적이 있는 고객은 6600만9000명에 달한다.
반면 은행 창구와 텔레뱅킹의 이용 비중은 각각 8.7%·7.5%에 그쳤다. 그나마 사용 빈도가 높은 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비중도 34.3%까지 떨어졌다.
시중은행의 통합 모바일 앱 출시와 개편, 인터넷 전문은행과 제3 인터넷은행 인가로 ‘메기 효과’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도 이 같은 걸음을 부단히 좇는다.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순으로 저축은행의 점포 수를 줄여 가면서, 2015년 6월 말 328개였던 저축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6월 말 314개로 감소했다. 비대면 채널이 확대되면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점포를 더 이상 유지할 필요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처음 선보인 저축은행 통합 모바일 앱 ‘SB톡톡’을 시발점으로, 각각의 저축은행들도 모바일 앱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지속하고 있다.
‘SB톡톡’으로 소형 저축은행들도 채널 확대
시중은행은 이미 도입했지만,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저축은행은 이제서야 ‘풀뱅킹(Full-banking)’ 서비스에 돌입한다. 풀뱅킹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예금과 대출 등 모든 금융업무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는 9월 저축은행 공동 풀뱅킹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기존 모바일 웹서비스와 앱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6년 말 출시한 계좌 개설 모바일 앱인 ‘SB톡톡’은 수신 고객을 모으는 데 많은 역할을 했으나, 대출 등 다른 업무가 불가능한 한계가 있었다. 풀뱅킹 서비스가 출시되면 대출 영업까지 나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영업점 방문 없이 신규 고객 등록·예금 개설·대출 등 영업점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비대면 실명 확인 절차를 거쳐 모바일 뱅킹에서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간편 인증과 간편 송금 기능도 추가된다. 지문이나 얼굴 등 생체 인증과 패턴 인증 등 보안성이 뛰어난 인증 수단을 활용해 쉽게 로그인하고, 앱에서 계좌 개설·이체·출금·대출 신청 등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로그인하려면 공인인증서나 일회용비밀번호(OTP)가 있어야 한다.
저축은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출상품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정부 보증 중금리대출인 사잇돌대출, 햇살론, 예·적금 담보대출만 제공했는데 앞으로는 중고차·부동산 담보대출, 카드매출 담보대출도 취급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비수도권 지역의 소형 저축은행도 채널 경쟁력이 생긴다. 영업점이 1~2개뿐인 지역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이 채녈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B톡톡은 전국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83.5%인 66개 사가 동참해 운영된다.
각자도생하는 대형사들…통합 플랫폼으로 모바일 금융 고도화
소형 저축은행사들이 SB톡톡을 반기는 와중에, 대형사들은 각자도생으로 자체 플랫폼 구축에 열을 올린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통합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인 곳은 OK저축은행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2월 기존의 모바일 앱과 모바일 웹·PC 홈페이지를 통합한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였다. 통합 온라인 플랫폼에 금융업무에 필요한 기술과 설루션을 인터넷뱅크 수준으로 도입, 대부분의 금융업무를 지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에 로봇 채팅 상담 서비스인 ‘챗봇’도 도입, 인공지능(AI) 기반의 시나리오 챗봇 ‘오키톡’에 상담원 채팅 상담을 결합해 이용 편의성을 높여 간다.
OK저축은행은 모바일 하나로 OK저축은행의 모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 통합 앱 ‘웰컴디지털뱅크(웰뱅)’를 선보인 웰컴저축은행도 서비스 개선을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탑재해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웰컴저축은행은 웰컴디지털뱅크 출시 이후 비대면 거래 비중이 80%를 넘어설 정도로 출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웰뱅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 40만 건·가입자 30만 명을 넘어서면서 업계 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SBI저축은행은 올 하반기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으로 기능이 강화된 통합 금융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SBI저축은행은 통합 금융 플랫폼 구축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그동안 SBI저축은행은 모바일 앱 ‘SBI저축은행 스마트뱅킹’과 중금리 전용 ‘사이다’ 앱을 운영해 왔다. 나아가 통합 플랫폼에서는 여·수신 기능을 통합하고, 부가 서비스도 대거 탑재해 소비자 편의를 높인다.
통합 플랫폼이 구축되면 고객들은 계좌 조회 및 간편 이체 등 기본 서비스 외에도 예·적금 가입과 신용대출 신청 역시 비대면으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한발 빠르게 KB저축은행은 기존 앱 'KB착한뱅킹'을 고도화해 1분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고도화한 앱은 로그인 속도나 화면전환 속도 등을 빠르게 전환하는 등 금융기관 최고 수준의 앱 구동 속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업계 최초 비대면 개명 서비스, 금융권 최초 QR 코드를 이용한 증명서 진위 확인 서비스 등을 도입하고 모바일 증명서도 발급할 수 있도록 해 다른 곳과 차별화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IBK저축은행은 지난해 모바일 금융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비대면 서민금융 앱인 참좋은 뱅킹 ‘I-뱅’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서민금융 대출을 원하는 고객은 누구나 참 좋은 뱅킹 ‘I-뱅’을 설치하면 ‘햇살론’ ‘사잇돌2’ 같은 정책금융 상품부터 IBK저축은행 중금리대출인 ‘참~좋은론’까지 세 가지 서민금융 전용대출을 한번에 조회·비교하고 대출까지 원 스톱으로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는 ‘일거3득 안심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스탁론(주식담보대출)’ 같은 비대면 대출상품과 각종 예금상품 안내, 계좌 개설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디지털화는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라면서 “디지털 고객을 확보해 오프라인 프로세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대출승인율을 유지하면서도 연체율을 낮추고, 고객에게 더 높은 한도와 낮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