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뉴미디어 권리) 선정 입찰 평가에서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향후 큰 틀에서 변화가 예고된다. 인터넷·모바일·DMB를 포함한 뉴미디어 중계권 재계약은 이번 스토브리그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최근 5년 동안 중계권 판매 대행사인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가 권리를 독점 판매했고, 이전 대행사 체제 계약이 매우 불합리한 구조로 이뤄져 구단별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컸다. 시장 규모가 점점 더 커져 수익 규모는 늘어났지만, 사업 주체인 각 구단들에 돌아가는 몫은 적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승리하면서 패러다임 탈피가 가능해졌다. 그동안 뉴미디어 권리는 '영리한' 사업자와 일부 야구인들에 의해 좌지우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방송 중계권 자체가 한 대행사의 독점 체제로 십수 년간 굳어 온 것이 사실이다. 중간 유통상이 있는 구조는 구단이 여러 방법(3D·VR·5G)으로 콘텐트를 만들더라도 사용료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었다. 자산(선수·경기)을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이 사실상 전무했다.
뉴미디어 사업 권리를 특정 업체가 독점하면서 '원소스멀티유즈(OSMU)' 실현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사업 주체가 돼 5G를 비롯한 첨단 기술 등을 접목하면 활용 폭이 넓어진다. A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소스를 2·3차로 가공해 활용 폭을 넓히면 수익 증가뿐 아니라 야구와 구단을 알리는 홍보 효과도 좋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정성 논란도 지웠다. 이번 입찰에는 SK텔레콤·LG U+·KT 통신 3개 사와 포털 2개 사(네이버·카카오)가 연합했고, 방송 4개 사(KBS N·MBC SPORTS+·SBS Sports·SPOTV) 컨소시엄이 경쟁 상대로 나섰다. 이 중 통신 3개 사의 경우에는 프로야구 구단과 직접 연결돼 있어 '셀프 심사' 논란이 제기됐다. 자회사가 입찰에 나설 경우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이에 3개 구단(SK·LG·KT)은 공개 입찰 심사에서 빠졌다. B구단 관계자는 "굳이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하에 합의해 제외를 결정했다"고 했다. 그리고 심사에 들어간 7개 구단이 충분한 협의 끝에 통신 3개 사와 포털 2개 사 연합의 손을 들어 줬다.
지난해 1월 중계권 대행사의 독점 체제에 대한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 온 일간스포츠는 이번 뉴미디어 권리 입찰도 이름과 회사만 바뀐, 또 다른 대행사 체제가 도래할 수 있음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프로야구 회원사인 10개 구단이 이런 대행사 체제의 불합리함과 난맥상을 이번에는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음도 이번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즉, 리그 사업자로서 구단들이 추구하는 목적과 가치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게 해 준 어떤 전환사적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각 구단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됐고, 공정성 논란도 털어 냈다. 뉴미디어 권리가 온전히 각 구단들의 의사로 결정됐다. 이보다 더 큰 가치와 의미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