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위크 '2019 F/W 펜디' 컬렉션 현장. 이날 펜디의 무대는 유난히 깊은 울림이 있었다. 앞선 19일, 향년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펜디의 수석 크레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의 유작 무대였기 때문이다.
펜디 창업주의 손녀이자 디자이너인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는 이날 컬렉션 피날레 무대에서 "쇼를 불과 며칠 앞두고 칼 라거펠트와 전화 통화를 했다. 그의 머릿속은 펜디 컬렉션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뿐이었다"며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쇼장을 채운 1500여 명의 관객은 기립 박수로 영면에 든 천재, 칼 라거펠트를 보냈다.
사실 칼 라거펠트의 패션 DNA가 가장 많이 녹아 있는 브랜드는 샤넬이다. 1955년 피에르 발망의 보조 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한 뒤 1983년 샤넬에 입사해 무려 36년간 몸담았다. 샤넬의 예술감독으로 활약하며 럭셔리 브랜드로서 샤넬의 위상을 다졌다.
한국 톱스타들도 그런 칼 라거펠트를 사랑했다. '빅뱅' 멤버 지드래곤이 대표적이다. 지드래곤은 2014년 1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처음 칼 라거펠트를 만난 뒤 그의 쇼에 자주 초청받았다. 특히 2015년에는 샤넬 컬렉션에 아시아 스타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이듬해에도 칼 라거펠트의 초대로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샤넬 2016 S/S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참석했다. 당시 미국 패션잡지 '보그(VOGUE)'는 샤넬 패션쇼의 베스트 드레서 지드래곤을 집중 조명했다. 지드래곤은 지난달 20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Star is born and gone. RIP(별이 태어나고 떠났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과 함께 칼 라거펠트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배우 송혜교도 칼 라거펠트와 인연이 있다. 2012년 칼 라거펠트의 '리틀 블랙 재킷: 칼 라거펠트와 카린로이 펠드가 다시 찾은 샤넬의 클래식' 사진전 작업에 한국에선 유일하게 참여한 것. 송혜교는 인스타그램에 'Rest in peace #karllagerfeld'라는 글과 함께 그와 작업한 사진을 게재했다.
톱모델 겸 방송인 한혜진은 샤넬 쇼에 오른 적이 있다. 한혜진은 인스타그램에 '2006년 파리에서 처음 그의 무대에 올랐을 때를 잊을 수 없다'며 '그가 없는 펜디와 샤넬을 상상하는 건 힘들지만 그의 마지막 컬렉션들이 잘 마무리되길 기도한다. 이제 마드모아젤 코코의 곁으로 또 한 명의 전설을 보내며 존경과 사랑으로 그를 추모한다. 칼. 편히 쉬기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