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6일 호주 4개국 친선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3차전 상대는 뉴질랜드다. KFA 제공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결국 '유종의 미'다.
윤덕여(58)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호주 4개국 친선 대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6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AAMI파크에서 열리는 3차전 뉴질랜드전이 한국의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다. 현재 한국 성적은 1승1패로 2위. 최종전 결과에 따라 2위로 끝내냐, 3위로 떨어지냐가 결정되지만 무승부 이상만 거두면 되는 만큼 결과 자체가 크게 중요한 경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부담이 덜한 것은 아니다. 뉴질랜드전에서 거둬야 할 '수확'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한국 여자 축구에 매우 중요한 기점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변방에 머물렀던 여자 축구는 지소연(28·첼시 레이디스) 조소현(31·웨스트햄) 전가을(31·화천 KSPO) 여민지(26·수원도시공사) 등 '황금 세대'를 앞세워 도약에 성공했다. 특히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서 오랜 염원이었던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한국 여자 축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윤 감독과 선수들 모두 '황금 세대'에만 의지해서는 지속적인 발전이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윤 감독이 최근 수년 동안 성적을 내는 동시에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온 것도 이 때문이다. 끊임없이 많은 선수들을 지켜보고 실험하면서 팀을 만들어 온 윤 감독은 아시안게임 3대회 연속 동메달 등 성적은 물론이고 장슬기(25·인천 현대제철) 장창(23·서울시청 입단 예정) 한채린(23·인천 현대제철) 등 가능성 있는 '후배들'의 발굴에도 성공했다.
그리고 윤덕여호의 이런 노력을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대회가 올해 6월에 열린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이다. 2015년 대회 때 여자 월드컵 사상 첫 출전의 기쁨을 누렸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 대회보다 좋은 성적을 노린다. 물론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한국은 대회 조별리그에서 개최국인 프랑스·노르웨이 그리고 나이지리아와 함께 A조에 묶였는데 어느 팀 하나 호락호락한 팀이 없다. FIFA 랭킹 3위이자 개최국인 프랑스는 물론이고 노르웨이·나이지리아 모두 한국을 상회하는 신체 조건을 가진 팀이라 상대하기에 까다롭다.
어디까지나 여자 월드컵만 바라보고 있는 윤덕여호가 호주 4개국 친선 대회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에 대한 '경험'이다. 윤 감독은 1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 국제 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켜 5-0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서는 월드컵 베스트11에 가까운 선수들을 내보냈으나 컨디션 난조 속에 호주에 1-4로 패했다. 결과는 다르지만 두 경기 모두 월드컵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됐다.
3차전 뉴질랜드전 역시 마찬가지다. 뉴질랜드는 FIFA 랭킹 19위로 한국(14위)보다 낮고, 역대 A매치에서도 1승5무4패로 뒤져 있는 만큼 이변이 없는 한 한국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뉴질랜드 선수들이 가진 장점, 즉 신장과 신체 조건에 맞서 싸우는 '경험'을 쌓는 것이다. 윤 감독도 "우리가 여기 온 목적은 체격 좋은 선수들과 경기를 통해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서"라며 "우리의 목표는 지금이 아닌 월드컵에 맞춰 있다.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