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아이 1년, 워너원 2년, 아이즈원 2년 6개월. Mnet '프로듀스' 시리즈가 매년 계약 기간을 늘려오다 시즌4에선 5년이라는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방송사가 만든 프로젝트 그룹 중 최장기간 계약이다.
오는 4월 방송을 앞둔 '프로듀스X101'을 통해 데뷔 그룹에 발탁되면 적어도 2023년까지는 활동을 보장한다. 제작진은 2년 6개월은 그룹 활동에 집중하지만, 그 이후에는 개별 활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풀어줬다. 하지만 개인 팬덤 현상이 두드러졌던 아이오아이, 워너원에 비추어 볼 때 현실적으로 이중 그룹 활동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가요관계자는 "오디션을 통해 데뷔한 연습생들이 두 개의 그룹을 동시에 소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앞선 사례들을 보아 성공할 확률도 적어 보인다. 2년 6개월을 풀어준다고 하지만 연기나 뮤지컬 등의 개인 활동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불리한 조건임에도 많은 기획사들이 연습생을 내보냈다. 웬만한 소속사 선배의 후광 없이는 관심조차 받기 어려운 아이돌 그룹 제작 환경 탓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작곡가들도 이번 시즌 대거 몰렸다. 테마곡은 프로그램 제작과 함께 정해졌다. '힘든 일이 있어도 꿈을 놓지 말고 지치지 말고 포기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중독성 강한 노래다. 경연곡 수급은 첫 녹화 전에 마감됐는데, 이전 시즌의 5배 이상 경쟁이 치열했다는 전언이다. 아이돌 노래를 한 번도 만들어보지 않은 다른 장르의 작곡가들도 넘어왔다. 작곡가들은 "아이돌 노래를 만들지 않으면 돈을 벌기 어렵다. 아이돌들도 소속사 내부 프로듀서를 두고 작사작곡을 하는 분위기라서 '프로듀스X101'이 아니라면 가요기획사에 노래 한 번 들려주기도 힘든 환경"이라고 토로하며 "경연곡이 되지 않더라도 CJ E&M 내부에서 좋은 인연이 닿길 기대하는 마음에 곡을 보내봤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보안 상의 이유로, 작곡가들에게도 경연곡 발탁 여부를 공유하지 않고 방송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로듀스X101'중소기획사 상생 프로젝트 차원에서 시작한 '프로듀스' 시리즈가 CJ 잇속 챙기기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프로젝트 그룹을 5년이나 묶어두려는 Mnet의 속사정이 따로 있다. CJ E&M 음반산업부분의 중심 산업인 케이콘(KCON) 섭외 때문이다. 아이오아이 재결합설이 CJ E&M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케이콘은 각 나라 별로 한류 인기 그룹이 출연하는 일종의 문화 행사인데, 워너원이 해체한 지금 당장의 얼굴마담이 없어 섭외 난항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세븐틴, 갓세븐, 몬스타엑스 등 한류 그룹들과 접촉 중에 있지만 소속사 별로 해외 투어 일정들이 짜여져 있어 스케줄 조율이 쉽지 않다. 이에 '프로듀스X101'을 통해 만들어진 새 보이그룹을 KCON의 얼굴로 키워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