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퍼는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스펙트럼필드에서 열린 토론토와 시범 경기에 3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두 차례 타석에 들어서서 모두 볼넷을 얻어 냈다. 득점도 올렸다.
1회말, 홈 팬들의 기립 박수 속에 타석에 들어섰다. 장내 분위기와는 달리 선수는 차분했다. 상대 선발투수 맷 슈메이커의 집요한 몸 쪽(좌타자 기준) 승부에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결국 볼카운트 3-1에서 바깥쪽으로 빠진 공을 골라내며 볼넷을 얻어 냈다. 후속 타자 리스 호스킨스의 투런홈런이 나오면서 득점도 올렸다.
경기장을 찾은 필라델피아 팬에게는 아쉬움이 컸다. 하퍼는 두 타석 만에 이날 경기를 마쳤다. 소속팀이 3-7로 뒤진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볼넷을 얻어 낸 그는 1루를 밟은 뒤 대주자 아담 헤이슬리와 교체됐다.
진풍경도 나왔다. 상대 토론토는 이날 하퍼의 타석에서 보기 드문 수비 시프트를 가동했다. 3루수 에릭 소가드가 좌익수 위치로 향했고, 다른 외야진은 우측으로 이동했다. 유격수와 2루수 그리고 1루수는 모두 1-2루 선상 사이에 위치했다.
우측으로 향하는 타구 빈도가 높은 타자를 대비한 전열이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이미 파격적인 수비 시트프를 가동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하퍼의 타석에서 시험에 들어갔다. 단발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하퍼도 "이런 수비는 처음 본다. 강렬하다"고 했다.
2019 FA(프리에이전트) 선수 최대어로 평가된 하퍼는 지난 2일, 필라델피아와 기간 13년, 총액 3억3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장타는 없었지만 슈퍼스타의 데뷔전은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