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색깔을 가진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의 봄배구가 시작된다. 12일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왼쪽)과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연합뉴스 제공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진 두 팀이 봄 배구 서막을 연다. 관록과 노련미, 힘과 패기의 대결이다.
2018~2019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이 15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정규 시즌 2위 한국도로공사와 3위 GS칼텍스가 맞대결을 펼친다. 2승을 먼저 거두는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기다리고 있는 흥국생명을 만난다.
두 팀은 봄 배구에 진출하게 된 과정, 최근 성적 그리고 성향이 모두 다르다.
최근 네 시즌 동안 봄 배구 진출에 실패한 GS칼텍스는 올 시즌 초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줬다. 2라운드까지 1위를 달리며 배구 열풍의 주역이 됐다. 시즌 중반, 리베로 나현정이 개인 사유로 팀을 이탈하며 수비가 약해졌지만 팀워크로 버텨 내며 꾸준히 승점을 확보했다. 그리고 극적으로 막차를 탔다. 지난 3일 최종전에서 도로공사에 패하며 자력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가능해졌지만 경쟁팀 IBK기업은행이 KGC인삼공사에 잡히며 3위를 확정했다.
도로공사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시즌 초반에는 고전했다. 2라운드까지 5승5패로 5위에 머물렀다. 3라운드까지도 선두 경쟁에 끼지 못했다. 그러나 전열을 정비하며 저력을 발휘했고 5라운드 4승1패, 6라운드 4승1패를 기록하며 막판 우승 경쟁을 주도했다.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으로 여겨진 지난 6일 흥국생명전에서도 세트스코어 3-1로 완승했다. 정규 리그 마지막 9경기에서 8승1패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있다. 1패는 순위가 결정된 뒤 비주전으로 나선 기업은행과 최종전이다.
한국도로공사를 이끄는 베테랑 이효희(왼쪽)와 정대영. KOVO 제공
두 팀의 맞대결이 흥미를 끄는 이유는 강점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베테랑이 유독 많은 팀이다. 세터 이효희(39) 센터 정대영(38)이 구심점이다. 이효희는 선수 컨디션에 맞는 적절한 공 배급으로 다양한 루트를 만들고, 정대영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속공과 블로킹으로 돌파구를 만든다. 세터와 센터의 역량이 반영되는 시간 차와 이동 공격 모두 리그 1위다. 후배들이 긴장하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하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에이스 박정아도 빼놓을 수 없다. 세트 20점 이후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 주기 때문에 '클러치 박'이라는 별명이 있는 선수다. 올 시즌도 팀 내 최다 득점(588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개인 통산 4번이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우승 청부사로도 불린다. 리그 최고 수비형 레프트 문정원과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은 도로공사가 탄탄한 수비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번 시즌도 리시브 효율(47.11%) 1위, 세트당 평균 디그(13.766개) 2위를 기록한 팀이다.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GS칼텍스 알리(왼쪽)와 이소영. KOVO 제공
반면 GS칼텍스의 강점은 풍부한 측면 자원이다. 힘이 있다. 공격 종합·오픈·퀵오픈 부문 팀 기록이 1위다. 리그 득점 5위 알리(567점)와 8위 이소영(471점)이 양쪽에 버티고 있다. 레프트 강소휘와 중앙·오른쪽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표승주도 득점력을 갖췄다. 특정 선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대응이 용이하다. 수비 능력에 맞춰 활용을 달리할 수도 있다. 실제로 표승주와 강소휘는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며 경기에 나섰다.
알리와 강소휘 그리고 세터 안혜진은 서브도 좋다. 역시 리그 1위다. 배구는 서브 리시브가 경기 양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 GS칼텍스는 상대가 리그 최고 수비력이 있지만 리시브 라인을 흔들 수 있는 힘을 갖췄다. 젊은 선수가 많다 보니 상승 분위기를 타면 화력이 매우 거세지는 팀이다. 이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