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첫 방송된 tvN '호구들의 감빵생활'이 2002년까지 방송된 MBC '스타 서바이벌 동거동락'을 떠오르게 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호구들의 감빵생활' 룰은 이렇다. 10명 모두 모범수처럼 보이지만 그중 3명은 영치금을 훔쳐 간 마피아. 마피아를 모두 적발해 영치금을 지키는 게 목표다. 모범수와 마피아는 감방 선택으로 결정되며 모범수는 카드에 적힌 특정 제시어를 알고 있다.
총 5번의 게임을 진행한다. 각 라운드에서 지는 팀은 제시어를 그리거나, 몸으로 표현하는 등의 패널티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제시어를 설득력 있게 나타내지 못하면 마피아로 의심받고, 투표를 통해 탈락한다. 일단 패널티를 받으면 마피아로 의심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마피아는 게임을 열심히 해야 한다.
세트에서 게임을 진행하고, 투표를 통해 탈락자를 결정하는 방식이 2000년~2002년 방송된 '동거동락'을 연상케 했다. 스피드 퀴즈와 단어 맞히기, 의자 뺏기 등 게임도 예능의 정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동거동락'이 17년 전 방송이고, 최근 이런 버라이어티 예능이 없었기 때문에 향수를 자극하기도 하고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말장난이나 몸 개그가 펼쳐지고 서로서로 필사적으로 방해하는 등 정통 버라이어티쇼의 포인트 요소가 적재적소에 녹아들어 원초적인 웃음을 선사했다. 부승관·JB·최예나·안유진 등 아이돌이 예상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이수근·정형돈·장도연 등 코미디언이 상황을 정리하는 등 첫 방송이었지만 출연진의 호흡이 좋았다.
아직 룰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모습은 점차 개선될 점으로 보인다. 대신 마피아 게임의 특성상 한 번 촬영분을 2회로 나누어 방송하는 게 적절한지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유재석이 '동거동락'을 통해 스타 MC로 발돋움한 만큼 김태진이 여기서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된다. 단순히 사회자 역할에 머무르기 보다 완급조절을 하고 전체를 조율한다면 더 매끄러운 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