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침대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시몬스의 안정호 대표가 딸의 외국인 보모에게 줄 월급을 회삿돈으로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시몬스침대의 경기 이천 본사와 서울 강남구 서울영업본부 등에 수사관 18명을 투입, 9시간여에 걸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안 대표가 회사 자금으로 딸의 외국인 보모 급여를 지급한 정황을 포착하고 '업무상 배임'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형법상 업무상 배임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시몬스가 2009~2016년에 걸쳐 필리핀 여성에게 회사 자금으로 보모비를 지급한 것으로 의심하고 내사를 벌이다 최근 입건하고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아울러 안 대표가 시몬스를 통해 고급 가구를 수입한 뒤 개인적으로 썼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다만 해외 출장 중인 안 대표의 집은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다. 압수한 증거물 분석에 한창인 경찰은 혐의점이 포착되면 시몬스침대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구설이 이어진다. 시몬스 대리점주들로 구성된 '시몬스갑질저지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사측이 가맹점주들에게 현격히 불리한 내용으로 계약을 변경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갑질' 의혹을 제기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안정호 대표는 이천공장 주변 농지들을 불법 소유한 혐의로 지난 2016년 감사원에 적발돼 원상복구 등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시몬스는 1870년 미국에서 시작된 침대 브랜드다. 침대업계 1위 업체인 에이스침대 창업주 안유수 회장이 1992년 시몬스의 한국 판매권을 인수했다. 안정호 대표는 안 회장의 차남으로 2002년 시몬스 한국법인 대표이사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