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이정현은 20일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국내선수 MVP를 차지했다.
길었던 2인자 시절은 끝났다. '정규 리그 최고의 별'은 이정현(KCC)이었다.
KBL은 20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 리그 시상식을 개최했다. 하루 전인 19일 최종전을 끝으로 팀당 54경기의 대장정을 마친 프로농구는 이날 시상식을 통해 정규 리그를 결산,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개인상의 수상자를 가렸다. 이정현은 이날 기자단 투표 109표 중 76표를 가져와 이대성·함지훈(이상 현대모비스·12표)을 제치고 시상식의 '꽃'인 국내 선수 MVP를 차지했다.
보편적으로 국내 선수 MVP는 정규 리그 우승팀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올 시즌 독보적 활약을 펼친 이정현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정규 리그 51경기에 출전해 평균 33분2초를 소화해 내며 17.2득점 4.4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한 이정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MVP 후보 1순위였다. 특히 이정현은 올 시즌 한 경기에서 35득점씩 꽂아 넣으며 개인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연달아 갈아 치웠을 정도로,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우승팀인 현대모비스의 함지훈·이대성 등이 MVP 대항마로 거론됐지만 이정현의 활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정현은 2015~2016시즌 양동근 이후 3년 만에 정규 리그 우승팀 소속이 아닌 MVP 수상자가 됐다. 3년 전 양동근은 소속팀 현대모비스가 정규 리그를 2위로 마쳤음에도, 1위 팀 소속 전태풍(KCC)을 1표 차로 제치고 MVP에 오른 바 있다. 그동안 '무관'에 그쳤던 이정현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MVP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리그를 압도하는 활약을 펼친 선수는 또 있다. 바로 라건아(현대모비스)다. 귀화 선수지만 규정상 외국인 선수로 분류된 라건아는 외국인 선수 MVP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올 시즌 정규 리그 50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 48초를 뛰며 24.7득점 14.2리바운드 2.8어시스트 1.6블록으로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가 개막 이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정규 리그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이 라건아라는 평가도 줄을 이었다. 시즌 내내 파괴력을 과시한 라건아는 92표를 받아 제임스 메이스(LG·9표)를 제치고 외국인 선수 MVP에 올랐다.
올 시즌 최고 지도자에게 주어지는 감독상은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에게 돌아갔다. 개막을 앞두고 미디어데이에서 "3년을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다"며 '왕좌 복귀'를 선언, 기어코 현대모비스를 정규 리그 우승으로 이끈 유 감독은 이날 수상으로 감독상 통산 5회(2005~2006·2006~2007·2008~2009·2014~2015·2018~2019) 수상자가 됐다.
선수 인생에서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상인 신인 선수상은 변준형(KGC인삼공사)의 몫이었다. 변준형은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 평균 19분 2초를 뛰며 8.3득점을 올렸다. 김승기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신인 선수로 많은 기회를 얻은 변준형은 데뷔전이었던 작년 12월 7일 LG와 경기서 14분 동안 8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고, 그 이후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해 나가며 신인왕 후보 1순위로 손꼽혀 왔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아쉽게 부상당해 30경기를 채우지 못했지만 변준형의 신인왕 수상에 장애물이 되진 않았다.
올 시즌 최고 장면을 선정하는 '희명병원과 함께하는 Play of the Season'의 주인공은 마커스 킨(KCC)이었다. 킨은 지난 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경기 막판 승부처 때 정희재와 교체돼 코트를 밟았고, 경기 종료 버저와 함께 역전 3점슛을 터뜨리며 팀의 82-81 역전승을 이끌었다.
수비 5걸을 차지한 라건아(왼쪽부터), 박찬희, 최원혁, 양희종, 윤호영
수비 5걸은 최우수 수비상을 수상한 박찬희(전자랜드)를 포함해 최원혁(SK) 양희종(KGC인삼공사) 윤호영(DB) 라건아(현대모비스)가 수상했다. 2년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수상한 박찬희는 "수비에는 팀 수비와 개인 수비가 있는데, 내가 부족한 점을 팀원들이 많이 도와줘서 이 상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식스맨상은 김낙현(전자랜드)이, 기량발전상은 양홍석(kt)이 가져갔다.
2년 만에 다시 게토레이 인기상을 탈환한 김종규(LG)는 '창원의 김종규' 노래에 맞춰 무대에서 멋쩍은 댄스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이성구 페어플레이상은 양동근(현대모비스)이 베스트 치어리더팀은 창원 LG세이커스 세이퀸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