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우승 후보는 여전히 울산 현대모비스다. 그러나 장외 설전은 6개 구단의 '춘추전국시대'였다.
정규 리그를 마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가 21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베르사유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봄 농구' 일정에 돌입했다. 정규 리그 우승팀 현대모비스와 2위 인천 전자랜드 그리고 창원 LG(3위) 전주 KCC(4위) 고양 오리온(5위) 부산 kt(6위) 총 6개 구단의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플레이오프 전초전'으로 입담 대결을 펼쳤다.
매년 돌아오는 행사지만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나서는 감독 및 선수들의 각오는 늘 남다르다. 이번 시즌에는 특히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는 3개 팀(전자랜드·LG·kt)이 한쪽에 몰린 탓에 '창단 첫 챔피언'을 두고 벌이는 보이지 않은 자존심 경쟁도 치열하다. 우승 경험이 있는 팀들로 꾸려진 반대쪽(현대모비스·KCC·오리온)도 마냥 여유롭진 않다. 정규 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싹쓸이하겠다는 현대모비스를 필두로 KCC와 오리온도 '왕좌 복귀'를 노린다.
객관적 전력에선 아무래도 정규 리그 내내 압도적 모습을 보인 현대모비스의 우세가 점쳐진다. 미디어데이 행사의 단골 질문인 "우리팀을 제외하고 우승할 것 같은 팀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당사자인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과 현주엽 LG 감독을 제외한 모두가 현대모비스를 지목했다. 서동철 kt 감독은 "정규 리그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였던 현대모비스가 가장 근접해 있다"고 평가했고, 스테이시 오그먼 KCC 감독 역시 "현대모비스가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LG도 막판 상승세가 좋았지만, 역시 현대모비스"라며 표를 던졌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 역시 "우승팀인 현대모비스가 준비도 가장 잘돼 있고 여유가 있다"고 평했다.
21일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모두의 지목을 받은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우승은 우리로) 결정 난 것 같으니 여기서 끝내자"며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보였다. 출사표부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선언한 유 감독은 "경험 많은 양동근과 함지훈이 있고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이대성도 있다. 노장 선수들이 끌고 (이)대성이가 뒤에서 밀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2014~2015시즌 이후 4시즌 만의 통합 우승의 포부를 밝혔다. 유 감독과 함께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대성은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을 곁들여 "우리는 '모비스'라는 브랜드 자체가 강점이다. 플레이오프에서 항상 강했고 경험 많은 형들이 있다. 신구 조화도 좋다"며 "7전 전승 우승으로 '봄 농구'를 끝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오른 다른 5개 팀들 역시 현대모비스의 독주를 좌시할 마음은 없다. 감독 및 선수들은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한번 해 보자'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덕분에 이날 미디어데이에서는 유머와 독기를 동시에 품은 다채로운 입담들이 쏟아졌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우리는 우승이 무지무지 하고 싶다"며 "서로 다른 스타일의 LG와 kt가 서로 막다가 많이 지쳤으면 좋겠다. 당연히 5차전까지 하고 오길 바란다"고 '악담'을 건넸다. 서동철 kt 감독은 "부산에서 빨리 끝내고 올라갈 테니 4강 이틀 전부터 삼산에서 슛 연습을 하게 해 달라"고 LG를 도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