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불거진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2019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한화도 신중하게 장고를 거듭한다.
이용규는 시범 경기 시작을 앞둔 지난 11일 한용덕 한화 감독을 만나 처음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한 감독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이용규는 지난 15일 구단에 다시 한 번 "다른 팀으로 보내 달라"는 입장을 전한 뒤 이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 구단 역시 한 감독과 마찬가지로 곧바로 거절했다.
여론도 좋지 않았다.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소식이 전해지자 한화팬들을 포함한 야구팬들이 거센 비난을 쏟아 냈다. 이용규가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 한화와 2+1년 최대 26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잔류 계약을 한 데다 올 시즌 주전 좌익수 자리를 보장받은 상황이었기에 더 그랬다. 아무리 과거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자 주전 중견수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던 이용규라 해도, 팀과 감독의 기용 방침에 불만을 품고 정면으로 반기를 들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에서다. 이용규가 트레이드 요청 다음 날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하지 않은 점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한화는 일단 이용규를 육성군으로 내려보내고 일주일째 후속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 기본 방침은 처음부터 확고했고, 여전히 변함없다. "사안이 가볍지 않은 만큼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다. 한솥밥을 먹고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 안 좋은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그사이 이용규는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9번 타순이나 좌익수 포지션, FA 계약 옵션에 대한 불만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트레이드를 요청한 진짜 사유가 무엇이든, 이용규의 행보가 베테랑 프로 선수답지 않게 경솔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구단으로도 이용규의 의사를 못 이긴 척 받아들이거나 엄중하게 주의를 주는 정도로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뾰족한 해결책을 찾는 게 쉬운 일도 아니다. 이용규의 선수 생명이 걸린 중징계는 내심 부담스럽고, 구단이 금전적 손해를 봐야 하는 후속 조치는 내키지 않는다.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다.
2019 KBO 리그는 오는 23일 개막한다. 이제 데드라인이 다가온다. 한화 관계자는 "시간을 더 이상 오래 끌지 않을 것이다. 현재 이 문제를 둘러싼 여러 의견과 분위기를 반영해 구단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이용규는 적잖은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