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신축 구장 시대를 화려하게 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가세한 선수들이 돋보였다.
NC는 지난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시즌 개막전에서 삼성에 7-0으로 완승했다.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집중력을 보여 줬고,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 모두 견고했다. 시범 경기 기간 주전 우익수 나성범과 2루수 박민우가 부상당했다. 전력 저하가 예상됐다. 하지만 대체 선수와 백업 선수가 그 자리를 잘 메웠다. 새 구장에서 새 출발을 노리는 NC가 만원 관중(2만2112명) 속에 힘찬 첫발을 내디뎠다.
새 외인과 FA(프리에이전트) 이적생이 승리를 이끌었다. 새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는 올 시즌 리그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상호와 노진혁이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하며 만든 1회말 1사 1·2루 득점 기회에서 삼성 선발투수 덱 맥과이어의 3구째 시속 148km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에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스윙과 타구가 나왔다.
백투백홈런까지 나왔다. '125억원 사나이' 양의지(32)가 주인공이었다. 흔들린 맥과이어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NC파크가 열광했다.
베탄코트는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부드러운 스윙으로 외야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4회는 사구를 얻어 냈다. 맥과이어의 바깥쪽 변화구 공략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여유 있는 승부였다. 그는 부상으로 이탈한 나성범의 자리(우익수)까지 메웠다. 주 포지션은 포수지만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야수다. 시즌 첫 경기부터 다양한 재능을 보여 줬다. 팀의 악재를 지우는 역할도 해냈다.
양의지의 활약도 이어졌다. 4회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올렸다. 맥과이어를 강판시키는 선구안이었다. 본업인 포수로도 완벽했다. 이날 경기에서 NC 투수진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허를 찌르는 공 배합은 유니폼을 바꿔 입어도 변하지 않았다. 공 2개를 연속으로 몸 쪽에 붙이는 수에 고전한 삼성 타자가 있었다.
1선발로 낙점된 새 외인 투수 에디 버틀러(28)도 인상적인 첫 등판을 치렀다. 7⅓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연속 출루를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오른손 타자의 몸 쪽으로 움직이는 투심패스트볼이 좋았다.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곁들여 구사하다 보니 타자는 타이밍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보여 준 팀 동료와 친화력, 교체될 때 관중의 환호에 화답하는 장면에서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한 경기 결과로 실력과 성공 여부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기대감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NC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새 구장에서 첫 경기였다. 개막전에서 대형 포수 영입 효과를 확인했다. 지난해 끊긴 외인 성공사를 다시 이어 갈 수 있는 가능성도 봤다. 네 시즌 (2014~201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는 지난 시즌 최하위로 추락했다. 올해 재도약을 노린다. 새 얼굴들의 맹활약 속에서 이상적인 첫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