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 채시라, 유동근이 '더 뱅커'에 모였다. 연기대상 대상 수상 이력이 있는 주인공들이 한 작품에서 만나 연기 대결을 벌인다. 금융수사극의 탈을 쓴 정치극으로 수목극 점령을 노린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새 수목극 '더 뱅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재진 PD, 배우 김상중, 채시라, 유동근, 김태우, 안우연, 신도현, 차인하가 참석했다.
'더 뱅커'는 대한은행 대기발령 1순위 지점장 김상중(노대호)이 뜻밖에 본점의 감사로 승진해 '능력치 만렙' 감사실 요원들과 함께 조직의 부정부패 사건들을 파헤치는 금융 오피스 수사극.
일본의 인기 만화 '감사역 노자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앞서 일본에서 8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버블 경제가 붕괴하고 금융 당국이 기존의 정책을 전환하는 등 돈과 권력이 소용돌이치는 시대에 은행원 노자키가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 활약하는 모습을 담은 바 있다.
이재진 PD는 "금융 드라마의 탈을 쓴 정치 드라마다. 은행에서 벌어지는 권력다툼을 주로 다루고 있다. 돈의 흐름을 따라 무엇이 권력들간 다툼을 만들어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춘 정의로운 감사의 이야기"라면서 "사회를 향한 울림을 주기 위해 은행을 택했다. 그 안에서 정의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벌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원작보다 가볍게 풀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청렴한 감사로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김상중.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이후 그 해 연기대상을 거머쥔 그가 일찌감치 차기작으로 점찍었던 터.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청렴한 이미지를 구축한 그가 드라마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김상중은 "어깨가 무겁지만 이겨내고 싶다. 잘해내고 싶다. 리메이크작이 최근 잘 안 됐는데 이젠 잘 될 때가 된 것 같다. 지위가 낮든 높든 우리 모두 영웅이 될 수 있고 영웅이 될 자격이 있다는 걸 노대호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캐스팅 비화에 대해 이재진 PD는 "어떻게 캐스팅 했나 싶을 정도로 놀랍다. 대상 배우들이기도 하지만 다들 왕을 했던 분들이다. 주인공 네 명을 왕으로 모아놓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뤄졌다. 복권을 샀어야 했는데 복권을 못 샀다. 캐스팅만 잘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해 웃음을 안겼다. 김상중과 드라마 '황금 무지개' 때 만났던 사이. 이재진 PD는 "만화책만 들고 찾아갔었는데 관심을 가져줬다. 첫 터널을 쉽게 넘었고 이후에도 한 방에 됐다. 주변에서 운수 좋은 날 같다고들 했다.(웃음) 지금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캐스팅 이후 촬영하면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중은 "정확하게 만화책 3권이었다. 시나리오와 대본을 보면서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실성이 강한 드라마다. 판타지적인 인물이나 내용보다 현실을 꼬집어서 얘기할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이 작품을 택했다. 감사실 트리오(안우연, 신도현, 차인하)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평균 연령을 많이 낮춰줬다. 고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정의 구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사역 역할이다. 금융수사극에 정치, 여기에 휴머니즘까지 있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은행이라는 조직을 통해 세상 이야기를 한다. 결국엔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채시라는 드라마 '미망' 이후 22년 만에 김상중과 재회했다. 이번 작품을 택한 결정적 이유가 '김상중'이었다. "오랜만에 커리어우먼 역할을 맡게 됐다"고 운을 떼면서 "김상중 씨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이 있었다. 그쪽에 의미를 많이 부여했다. 작품 자체도 좋아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설렘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여성들의 롤모델로서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감사실 트리오로 활약을 예고한 안우연은 "아재개그로 김상중 선배님이 편안한 분위기 속 연기할 수 있도록 해준다. 리허설도 마찬가지다. 어느 신을 찍더라도 항상 참여해준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신도현과 차인하 역시 김상중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