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JTBC '아는형님'에서는 베이비복스 이희진, 티아라 효민, 오마이걸 승희, 구구단 세정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이희진은 '옛 아이돌들의 재결합 소식 보면 어떻냐'는 질문에 "그런 걸 보면 재결합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결합) 하고는 싶은데 멤버가 다섯 명이다 보니까 시간도 안맞고, 회사가 다르다보니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털어놨다. 또 이희진은 "멤버 중 이지는 두 명의 아이도 있다"라며 "지금도 멤버들과 단체톡으로는 자주 연락한다"고 덧붙였다.
요즘 후배 아이돌 그룹에 대해서는 "예전엔 춤만 잘 추고 노래만 잘 하면 됐는데 요즘엔 연기도 잘 해야 하고, 예능도 잘 해야 한다"라며 "그리고 팀 내에서 순위 다툼도 있어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우린 서로 상부상조했다"고 밝혔고, "우리는 질투가 없었다. 앨범마다 거기에 맞는 색깔이 있었다. 싸운 적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희진은 과거 베이비복스 멤버간의 불화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대기실 문제로 다툰 걸로 베이비복스가 유명했다"라는 이상민의 말에 이희진은 "그건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간의, 스태프들끼리의 다툼이었다"며 "그땐 누가 재빨리 가서 큰 대기실 차지하나 하는 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상민은 "맞다. 옛날엔 먼저 오는 사람 순서대로 대기실을 썼다"라고 설명했다.
이희진은 "어느덧 너무 선배가 돼버려서 후배들 보기가 부담스럽다. 숨어서 다닌다"고 말했고, 효민은 공감했다. 데뷔 11년차라는 효민은 "복도도 잘 못 나가겠고 화장실도 못 가겠다. 창피하다"라며 "최근에 있지(ITZY)라는 친구들이 인사하러 대기실에 왔다. 선배님 너무 예쁘세요 하더라"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김희철이 "갑자리 분위기 자랑이냐"라고 돌직구를 날리자 강호동은 "자랑이 아니라 선배가 되니 후배들의 인사치레가 느껴진다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에 효민은 "자랑 맞다"라고 당당하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효민은 방송사고와 관련된 에피소드에 대해 "얼마 전에 생방송 하다가 힐이 벗겨졌다. 한 쪽만 벗겨졌는데 그냥 발 뒷꿈치를 들고 무대를 했다. 그랬더니 아무도 모르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티아라 히트곡 '보핍보핍'으로 화장지 1톤을 선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히며 "주변 사람들한테 나눠주거나 기부도 했었다"고 밝혔다.
아형 멤버들은 "선후배 관계는 발매일 기준으로 정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세정은 "발매일 기준이기는 하다. 그런데 프로듀스101 출신 친구들 중에는 기성 가수였다가 다시 연습생으로 출연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워너원은 아이오아이의 후배인데 그 멤버 중엔 선배 뉴이스트가 있었다. 그럴 땐 두 번 따로 인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아형 멤버들은 "요즘은 잘나가면 선배라던데?"라고 물었고, 세정은 "슬픈 일화가 있다"라며 "제가 아이오아이로 활동할 땐 '어머 안녕하세요. 선배님'이라며 반갑게 인사를 하던 후배가 있었는데 구구단으로 활동할 땐 쓱 보고 냉정히 지나가더라"라고 털어놔 놀라움을 안겼다. 세정은 이어 "그런 거 보면 마음이 아프다. 인기가 다가 아니잖아"라며 씁쓸해했다.
강호동은 승희를 보더니 "승희가 스타킹 출신이다. 11살 보아로 나왔었다"라며 "그때도 남달랐는데 호동 아저씨가 기억 나지 않냐"고 물었다. 당연히 기억 난다는 승희는 "쉬는 시간마다 나를 한 팔로 안고 '승희야 너무 귀엽다'라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희는 천연덕스럽게 "어떡하냐 또 보여줘야지"라며 EDM으로 '아는 형님'을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까지도 유명한 베이비복스의 턴테이블 사건도 공개됐다. 과거 '나 어떡해' 도입부에서 베이비복스 멤버들이 무대가 빠르게 회전해 모두 넘어지고 말았던 것. 이희진은 "예전에는 스태프들이 수동으로 돌려줬다. 그런데 그땐 나름 좋은 걸 써주시겠다고 자동으로 돌려줬는데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자신은 매트리스처럼 넘어졌다는 이희진은 "그런데 그때 성우분의 톤이 더 웃겼다"라며 "멤버들이 넘어졌지만 성우분이 재치있게 '나 어떡해'곡을 소개해주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이희진은 "과거 베이비복스로 데뷔하게 된 계기가 길거리 캐스팅이었다. 친구들과 공개방송을 보러 갔는데 우연히 출연자들이 있던 주차장에 있게 됐다. 그때 가수 양파 밴에 타 있던 윤정수가 나를 보고 '쟤 어때?'해서 베이비복스 데뷔까지 하게 됐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희진은 이어 "당시 내가 좋아하던 건 옛 감성의 음악들이었고 연예인에 관심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댄스 가수가 되고 나니 뜻하지 않게 많은 상처와 아픔이 있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베이비복스 활동 당시에는 좋았다는 그는 "나중에 20대 후반이 돼서 생각을 해보니까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쉬는 날에도 뭘 해야 할지 몰랐다"라며 "그래서 언젠가 윤정수에게 '오빠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다'고 신세한탄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이상민은 "그때가 지금과는 달리 걸그룹으로 활동하기에 어려움이 많던 시절이어서 그런 것 같다"며 이희진을 다독였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냐는 물음에 이희진은 "지금도 분명히 재밌거나 힘들 수 있다. 그 안에서 또 다른 무언가를 찾았으면 좋겠다"라며 "너무 경쟁에만 치이지 않고 즐거운 일상도 보내길 바란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세정은 자신 때문에 구구단 활동이 미뤄졌던 일화도 공개했다. 세정은 "작년 여름에 부모님 댁에 다녀온 후 직접 담그신 복분자주를 와인병에 받아왔다. 잊고 지낸 사이 그 위로 음식들이 쌓였는데 사과를 먹으려고 냉장고를 뒤졌다. 뭔가 쿵 하고 떨어졌는데 한동안 느낌이 안 날 정도로 너무 아팠다. 발가락이 시커매졌는데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매니저님께 말씀드려서 병원에 갔는데 발가락 뼈 세 개가 부러졌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세정은 "컴백 직전에 연기된 탓에 모든 일정이 뒤로 밀려야 했고 멤버들은 8인→7인 버전으로 안무도 전체 수정해야 했다. 미안해서 나중엔 깁스한 채로 활동했다"고 덧붙였다.
전·현직 걸그룹들의 개인기 역시 돋보였다. 세정은 감미로운 발라드를, 승희는 비욘세의 'Work it out', 효민은 뮤지컬 '시카고'의 대표 재즈곡을 열창해 감탄을 자아냈고, 지하철 성대모사와 피카츄 비트박스 등 다채로운 개인기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후 2교시에서는 장성규 아나운서 주도하에 '릴레이 몸으로 말해요'를 하며 멤버들과 게스트들의 환상 호흡을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