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첫방송된 tvN '미쓰 코리아'는 한국을 그리워하는 외국인들에게 추억의 한식을 만들어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마크 리퍼트 전 미국대사를 만나 그가 좋아하는 굴순두부찌개를 해주는 모습을 2회에 나누어 담았다. 리퍼트 전 대사가 한국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려졌고, 출연진들은 한고은 팀·박나래 팀으로 나뉘어 같은 메뉴로 요리 대결을 시작했다.
붕어빵 틀로 어묵을 굽고 두유로 순두부를 만드는 등 신기한 광경이 눈길을 끌었다. 리퍼트 전 대사의 여전한 한국 사랑과 2015년 발생한 피습 사건에 대한 회상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왜 연예인들이 비행기로 14시간 떨어진 리퍼트 전 대사의 집에 가서 한식 대결을 벌여야 하는지 프로그램의 정체성이나 존재 이유를 설득하지 못했다. 리퍼트 전 대사의 사연은 감동을 줬지만 '미쓰 코리아' 자체에는 '식상하다' '질린다' '국뽕(국수주의) 예능'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시청자들은 '미쓰 코리아'를 보고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과 기시감을 느꼈다. 2015년 MBC '무한도전'에서 시도했던 '배달의 무도'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배달의 무도'는 한식을 접하기 힘든 외국에 사는 한국인에게 한식을 배달해준 특집으로 기획의도가 겹친다. '집-밥 교환 프로젝트'라는 포맷은 KBS 2TV '하룻밤만 재워줘'를 연상케 한다. 이밖에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올리브 '국경없는 포차'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과 비교됐다. 조금씩 어디서 본 것들의 짬뽕으로 전혀 신선하지 않았다. tvN '윤식당' '현지에서 먹힐까?'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많은 관찰 예능은 '국뽕'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미쓰 코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연출을 맡은 손창우 PD는 이같은 지적을 예상한 듯 제작발표회에서 "외국인에게 한식을 준다는 게 포인트가 아니다. 한국을 떠나서도 한국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요리를 매개체로 감정을 공유하고 호스트 입장에선 일종의 향수병을 치료하는 의미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런 의도를 드러내기엔 첫 호스트 선택이 아쉬웠다. 사실 리퍼트 전 대사는 임기를 마치고 미국에 돌아간 이후에도 한국에 자주 방문했다. 한국에 있으면서 프로야구 팬이 된 리퍼트 전 대사는 지난달 23일에도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의 개막전을 관람했다. 또 리퍼트 전 대사가 사는 워싱턴 D.C.에는 '북창동순두부'라는 순두부 전문점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고은·박나래 등이 굳이 미국까지 가서 요리를 하는 이유가 와닿지 않았다. 리퍼트 전 대사가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었을지라도 '미쓰 코리아'의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