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영화 '미성년(김윤석 감독)'이 11일 공식 개봉, 관객들과 만난다.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윤석은 연출 뿐만 아니라 극중 혼란의 원인을 제공하는 당사자 대원으로 분해 감독과 배우라는 1인2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미성년'은 평단은 물론, 관객들의 호평을 한 몸에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긴장감에 당이 떨어지고 뼈가 아프다며 엄살(?)을 부리면서도 "운이 좋아 하고 싶은 것은 다 했다"고 속시원하게 털어놓는 김윤석의 자신감은 '미성년'의 완성도로 확인할 수 있다.
30여 년간 배우로 활동하며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선보여 온 김윤석인 만큼 배우 김윤석에게서는 쉽게 발견하지 못했던 '섬세함'을 '미성년'에서는 느낄 수 있다. 애써 찾아 보려 하지 않아도 툭툭 눈에 띈다. 1초도 허투루 쓰지 않은 김윤석의 완벽주의적 성향 역시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있다.
무엇보다 '미성년'은 김윤석이 배우로서, 또 감독으로서 스스로에 대한 자기객관화가 얼마나 잘 돼 있는지 입증하는 작품이다. 고집부리지 않았고, 욕심내지 않았다. 잘 할 수 있는 것만 정말 잘 해냈다. 심지어 스스로는 하찮아 보일 정도로 '내려놓음의 미학'을 뽐낸다. 비호감을 호감으로. 작전 성공이다.
첫 작품을 여성이 주축이 되는, 여성 중심 영화로 선택했다는 것 역시 보너스 점수를 획득할 만큼 영리하다. 관객과 소통할 준비가 돼 있는 감독은 언제든 인정받기 마련이다.
감독 김윤석의 첫 걸음을 함께 한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은 대단한 열연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할 전망. 이미 수 많은 작품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염정아와 김소진은 김윤석 감독의 카메라가 안에서 또 한 번 신선한 얼굴을 선보이고, 신예 김혜준, 박세진의 발굴 역시 박수가 절로 터질만큼 잘 맞아 떨어진다.
여기에 김희원, 이희준, 이정은, 정이랑, 염혜란 등 적재적소에서 깜짝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강렬한 존재감은 물론, 생생한 재미까지 불어넣는다.
'미성년'은 김윤석을 믿고보는 배우에서 믿고보는 감독으로 안내하기에 충분하다. 첫 작품에 대한 실망이 아닌, 차기작에 대한 또 다른 기대를 선물해 준 김윤석의 감독 데뷔를 열렬히 응원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