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탁구단을 운영 중인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실업 남자 탁구단을 창단한다. 마사회는 11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김낙순 회장과 현정화 여자 탁구단 감독, 김상수 남자 탁구단 코치와 선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남자 탁구단 창단을 공식 발표했다. 삼성생명과 KGC인삼공사·미래에셋대우·보람 할렐루야·한국수자원공사·국군체육부대(상무)에 이어 7번째 남자 탁구단 창단이다.
그동안 '탁구 전설'인 현정화 감독 체제로 여자 탁구단을 운영해 온 마사회가 남자 탁구단을 창단하면서, 국내 실업 탁구계에서 남녀 선수가 모두 있는 팀은 삼성생명과 미래에셋대우 그리고 마사회까지 모두 3개가 됐다. 창단 멤버는 '깎신' 주세혁(40)을 비롯해 정상은(30) 백광일(27) 박찬혁(25) 등 4명이며 당분간 현정화 감독이 총감독으로 남녀 탁구단을 겸임한다. 마사회는 올해 상반기 중 남자 탁구단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주세혁이다. 2003 파리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탁구 사상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주세혁은 2017년 현역에서 은퇴, 삼성생명 여자 탁구단 코치로 활동하다가 복귀를 선언하고 마사회 창단 멤버가 됐다. 2012 런던올림픽·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등 풍부한 국제 대회 경험에 코치 경력을 바탕으로 신생팀을 이끌 '핵심 멤버'다. 한때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정상은도 활약이 기대되는 멤버다. 2007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낸 정상은은 마사회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백광일과 박찬혁은 각각 미래에셋대우·KGC인삼공사에서 마사회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김 한국마사회장은 "마사회는 유도·승마 등 비인기 종목을 꾸준히 지원한다. 이번 남자 탁구단 창단으로 비인기 종목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편, 2020 도쿄올림픽에서 혼합 복식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남자 탁구단 창단으로 여자 탁구단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한국마사회 여자 탁구단의 간판스타 서효원도 입단 당시에는 평범한 선수였으나, 마사회의 장기적 지원을 통해 스타 선수로 거듭났다. 남자 탁구단 창단이 현재 어려움을 겪는 한국 탁구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사회 남자 탁구단은 다음 달 열리는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실업 무대 첫선을 보인다. 마사회 측은 "올해는 창단 원년인 만큼 팀 안정이 주 목표"라며 "신생팀 창단에 따른 2명의 신인 지명권을 활용, 유망주를 발굴해 스타 선수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사회는 창단팀 지원 규정에 따라 고교 1·2학년 중 2명을 지명할 수 있는데 '탁구 천재' 조대성(18·대광고 2학년) 지명이 유력하다. 조대성은 작년 12월 종합선수권대회 때 역대 남자 선수 최연소(17)로 단식 결승에 진출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지난 국가대표 상비군 최종 선발전 때 남자부 1조에서 15승3패의 성적으로 상비 1군에 선발됐다.
한편 현정화 마사회 총감독은 "지난해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생긴 것처럼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남북 단일팀을 희망한다"며 "한국 탁구가 침체기를 겪는 요즘 마사회의 이번 남자 탁구단 창단이 남북한 체육 교류에 작은 불꽃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