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추억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음악이다.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은 순위 경쟁을 앞세우고 있지만 그 시대 추억의 가수들이 총출동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전하고 있다. 파일럿에 비해 정규 편성된 이후 시청률이 절반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 금요일 밤 반전 치트키 자리를 노리며 전진 중이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예능 프로그램 '다시 쓰는 차트쇼 지금 1위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구산 CP, 안소연 PD, 개그맨 이경규, 유세윤이 참석했다.
49년 역사를 자랑하는 MBC 음악 차트 프로그램에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정상에 섰던 '1위 가수'와 그 영광에 가려 1위를 놓친 '도전 가수'들이 다시 1위에 도전해 차트를 새롭게 써본다는 발칙한 발상에서 시작된 음악예능프로그램이다.
이경규는 "종합편성채널에서 프로그램을 하다가 오랜만에 MBC에서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 사실 내 고향이다. 여의도 MBC에 있을 때 내가 잘 나갔는데 상암으로 옮긴 후 잘 안 되더라. 이제 앞으로 잘 될 것 같다. '지금 1위는'을 잘 살려서 '일밤'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장도연, 유세윤과의 호흡에 대해 "두 사람이 워낙 잘하기 때문에 별로 말을 안한다. 90년대 함께했던 사람으로서 진짜다, 아니다 정도의 분위기 형성만 한다. 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느끼며 즐겁게 녹화하고 있다. 옛 느낌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한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녹화가 3시간 정도 됐는데 지금은 2시간 정도로 줄였다.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이경규는 "음악 프로그램 MC는 처음이지만 그 시대를 정확하게 안다. 젊었기 때문에 노래를 많이 듣고 불렀던 시절이다. 요즘 노래는 1도 모르는데 그때 노래는 진짜 다 따라부른다. 스스로가 '나도 젊은시절엔 노래를 많이 듣고 불렀구나!' 싶더라. 나 역시 지금 20살, 30살이었으면 요즘 노래를 많이 들었을 것 같다. 누구보다 90년대, 80년대 70년대 노래도 다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음악 프로그램이 처음인데 오래해본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유세윤은 "본격적인 예능으로 끌어준 분이 이경규 선배님이다. 그래서 이 자리까지 함께할 수 있게 됐다"고 운을 떼면서 "MC들의 호흡은 나쁘지 않다. 시작부터 엉성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듀엣가요제'와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을 진행했기에 (스스로) 음악 프로그램에 적합한 MC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롤이 다르기 때문에 그 롤들을 잘 해내가고 있다"고 했다.
'지금 1위는' 파일럿 첫 방송 때 1위 가수로 김완선이 등장했다. 안소연 PD는 "지금도 1위지만 그 시절 연예대상이 바로 이경규 씨였다. 음악 프로그램이 처음이라 더 반갑기도 했다"면서 "유세윤 씨는 음악토크쇼를 같이 한 적이 있다. 걸어다니는 가요사전이다. 가사부터 안무까지 90년대 중후반을 꿰뚫고 있다. 처음부터 잘할 거라고 믿었다. 녹화하면서 이경규 씨 역시 음악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자랑해 놀랐다. 90년대 가요계 걸어다니는 사전 두 분과 함께하고 있다"고 흐뭇함을 표했다.
선배 가수들의 섭외가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안소연 PD는 "선배 가수들은 내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하더라. 선배들은 이런 무대를 굉장히 많이 기다린 모습들이다. 오히려 요즘 친구들의 스케줄이 많기 때문에 섭외가 어렵다"고 답했다.
안소연 PD는 초대하고 싶은 가수에 대해 "14주 연속 1위의 기네스북 기록을 가지고 있는 신승훈 씨를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세윤은 젊은시절이 빅뱅의 지드래곤과 닮은 가수 양준일을, 이경규는 주옥같은 노래들이 많은 이문세를 초대하고 싶다고 꼽았다.
'지금 1위는'의 목표와 관련, 김구산 CP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가지고 싶은 것이 공감대다. 여러 세대가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씩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 이경규 씨가 요즘 친구들을 잘 모르고 헷갈려 하는 것도 충분히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이 메인이지만 토크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당시 음악과 재밌던 에피소드가 곁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음악 예능으로서 포맷이 잘 갖춰진 프로그램이다. '복면가왕'이 미국 폭스까지 진출했다. '지금 1위는'도 충분히 그렇게 갈 수 있는 포맷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차트 없는 나라는 없다. 현재 해외 유통사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받고 있고 '복면가왕'을 잇는 또 하나의 수출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시작은 미비하나 그 끝은 창대할 것이라고 자신한 이경규의 '지금 1위는'은 설 파일럿으로 방송됐다가 정규 편성, 지난달 22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