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키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유벤투스)의 '꿈의 무대' 탈락을 전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유벤투스는 17일(한국시간) 열린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아약스 암스테르담과 홈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원정 1차전에서 1-1로 비긴 유벤투스는 1·2차전 합계 2-3으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반면 아약스는 1996∼1997시즌 이후 22년 만에 4강행에 성공했다. 네덜란드 팀으로는 2004∼2005시즌 이후 14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유벤투스의 승리를 점쳤다. 전통적으로 유벤투스가 아약스에 강한 면모를 보인 데다 올 시즌 아약스의 천적인 호날두의 존재감 때문이다. 호날두는 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던 2012~2013시즌 조별리그에서 아약스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터뜨렸다. 통산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약스를 4번 만나 총 7골 2도움을 기록했다. 유벤투스는 아약스를 상대로 최근 10경기에서 6승4무로 압도하고 있었다.
호날두가 0-0으로 맞서던 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미랄렘 퍄니치의 패스를 헤딩골 선제골로 연결할 때까지만 해도 예상이 들어맞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벤투스가 전반 34분 아약스의 도니 판 데 베크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흐름이 바뀌었고, 후반 23분 마티이스 데 리트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면서 이변이 탄생했다. 호날두는 1차전에서도 선제골을 넣는 등 1·2차전을 통틀어 두 골을 넣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소속팀에 승리를 안기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며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끈 호날두는 지난해 7월 유벤투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계약 기간 4년에 연봉은 약 3000만 유로(약 400억원). 이적료는 1억1200만 유로(약 1500억원)로 역대 5위다. 역대 1위 이적료는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2억2000만 유로다.
유벤투스는 20년이 넘은 우승 한을 풀고자 골잡이 호날두를 영입했다. 창단 이후 122년 구단 역사를 자랑하는 유벤투스는 수년째 이탈리아 최강 팀으로 군림하지만, 유럽 클럽 대항전만 나서면 힘쓰지 못했다. 유벤투스는 1996년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지 못했다. 당시 유벤투스 홈 팬들은 호날두의 영입을 두고 세계 최고의 공격수를 품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키커는 "유벤투스는 호날두를 품고도 UEFA 챔피언스리그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라면서 "아약스는 승자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