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박희순과 추자현 가족의 애틋한 사랑과 결속력이 고난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 폭력을 방관하고 감추려는 어른들의 이기심과 잘못된지도 모르고 이를 그대로 체화하는 아이들의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공분을 함께 위로해주는 힐링 포인트다.
JTBC 금토극 ‘아름다운 세상’에서 아들 남다름(박선호) 사고에 감춰진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순탄하지 않은 길을 걷게 된 가족들. 그러나 아빠 박희순(박무진), 엄마 추자현(강인하), 이모 이청아(강준하), 동생 김환희(박수호)가 버텨낼 수 있는 이유는 단단한 가족애 덕분이다. 경찰도 학교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 속에서 서로를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주는 유일한 내 편이 바로 가족인 것.
가족들의 평범한 일상을 단숨에 뒤바꿔놓은 남다름의 추락사고. 가족들은 무책임한 경찰과 학교 대신 직접 증거를 찾아야 했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가해자 가족들의 무례함을 견뎌야 했다. 무엇보다 남다름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했다는 후회와 죄책감은 박희순과 추자현을 더욱 괴롭혔다. 아이들을 의심해야만 하는 답답한 상황이 결국 박희순과 추자현의 다툼으로 이어졌지만,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이해했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엄마 나 괜찮아’, 우리 선호가 그랬어. 바보같이 정말 괜찮은 줄만 알고”라며 오열하는 추자현을 진심으로 어루만져준 사람도 박희순이었다. “당신은 나한테도, 그리고 우리 선호, 수호한테도 최선을 다했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야”라는 진심 어린 위로는 추자현을 다시 일어서게 했다.
박희순-추자현 부부와 꼭 닮은 딸 김환희가 오빠를 생각하는 진짜 마음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깨어나면 볼 거”라고 고집을 부리며, 남다름의 면회를 가지 않았던 김환희. 하지만 매일 남다름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한 시간씩 서성이다 오곤 했다. “얼굴을 보든 안보든 선호랑 같이 있고 싶으니까”라는 박희순의 마음과 같았기 때문. 남다름의 면회를 갔을 때도 “일어나, 오빠. 일어나기만 하면 내가 뭐든 다 해줄게. 제발 일어나”라고 속으로 간절히 외쳤고, 남다름이 평소 들고 다니던 에너지 바를 머리맡에 놓아뒀다. 그 어떤 말이나 행동보다도 남다름을 아끼는 김환희의 마음이 느껴졌다.
또한, 박지후(정다희)의 집 유리창에 돌을 던졌을 때도 박희순과 추자현은 김환희의 마음을 먼저 알아줬다. 딸을 타박하는 대신 추자현은 “억울하고 분할수록 제대로 힘을 줘야 돼. 그래야 수호 힘으로 맞설 수 있어”라며 위로했고, 박희순 역시 “유리창을 박살낸다거나 뭐 그런 충동이 막 솟구칠 때 딱 일분만 아빠하고 엄마를 떠올려줄래? 우리 수호 옆엔 항상 엄마아빠가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했다. 물론, 김환희는 박희순의 부끄러운 말에 질색했지만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밤낮없이 진실을 찾아다니는 가족들을 누구보다 열심히 챙기고 눈물을 꾹 참고 웃으려 노력하는 이청아 역시 든든하다. 특히 김환희의 마음을 가장 먼저 알아채고 힘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결국 남다름이 좋아하는 매운 떡볶이를 먹다가 “매워서 눈물 날 것 같아”라고 핑계를 대며 눈물을 훔친 이청아. 가족들 앞에선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이청아의 아픈 마음이 전해진 순간이었다. 여전히 진실은 어딘가에 묻혀있고, 그걸 찾는 과정은 어렵고 복잡하다. 그래도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주고 아껴주는 가족이 있기에 박희순과 추자현, 이청아와 김환희에겐 아름다운 세상을 다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