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재범이 아이돌 그룹 리더에서 아시아계 최초 락네이션 래퍼로 자리잡기까지의 10년을 이야기한다. 앞만 보고 달려왔던 순간들을 돌아보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을 대표해 열심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박재범은 다큐멘터리 제작에 응했다.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는 유튜브 오리지널 박재범 다큐멘터리 '제이 팍:쵸즌원'(Jay Park: Chosen1) 공개를 알리는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MC 넉살의 진행으로 주인공 박재범과 유튜브 오리지널 APAC 대표 코타 아사쿠라, 제작사 더컷 감독 루크 초이와 벤자민 킴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재범은 자신의 다큐멘터리 공개에 "'아이돌은 이래서는 안 돼' '누구는 이래야 해'와 같은 제약들이 한국에 많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믿고 용기를 내서 열정으로 달려가면 이뤄내는 것에 한계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코타 아사쿠라는 "한국의 문화, 특히 음악이 전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면서 빅뱅, 방탄소년단, 지드래곤에 이어 박재범까지 가수 위주의 주인공 선정 이유에 대해 전했다. 특히 박재범에 대해서는 "독특한 스토리를 가진 아티스트다. 우리가 추구하는 독특성과 맞아 떨어진다"고 했다.
감독 루크 초이는 "리한나, 50센트 등 유명한 사람들과 일해봤는데 박재범처럼 열심히 하는 친구는 처음 봤다"면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찍었는데 이건 박재범만의 내용은 아니다. 사회적 메시지가 있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젊은 친구들에 용기와 희망을 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5월에 출범한 유튜브는 2006년 11월 구글에 인수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글로벌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유튜브 오리지널은 유튜브가 주요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스튜디오 제작자들과 협업해 제작하고 있는 컨텐트로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들에게 공개된다. 국내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성장 다큐멘터리 '방탄소년단: 번 더 스테이지', 첫 번째 오리지널 드라마 '탑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현재까지 총 5편의 오리지널을 선보였다.
여섯 번째 오리지널 컨텐트로 공개되는 '제이 팍: 쵸즌원'은 미국 유명 래퍼 제이지가 설립한 레이블 락네이션과 계약한 최초의 아시아계 래퍼인 박재범의 한국 문화와 미국 힙합 문화를 아우르는 특별한 여정을 공개한다. 넉살은 "락네이션과 계약하면서 박재범은 한국 힙합계 대형이다. 형님으로 불린다"고 반응을 전했다. 박재범은 "갑작스러운 계약이었다. 서류를 주고받는 것에만 1년이 걸렸다. 지금도 어떻게 일해왔는지에 대한 서로를 알아가고 있다. 락네이션 모임에 가면 나 혼자 동양인이다. 구석에서 혼자 와플을 먹고 있다"면서 "나댈 수 있는 짬"이 필요하다고 농담했다. 또 "힙합의 신인 제이지와 일한다는 것이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0년 전 박재범은 2PM에서 퇴출된 전직 아이돌이었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도 "아이돌그룹 리더가 실언으로 고향에 돌아와 집에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박재범은 타이어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면서 "타이어샵에서 일한다는 것이 나쁜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주어진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런 것들을 말하는 것에 박재범은 "부담은 없었다. 내 과거 중 한 부분이다. 내가 '꼭 넣어주세요' 한 것은 아니지만 감독님이 시작부터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 루크 초이는 "2PM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었다.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연출적인 면에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위기를 딛고 한국에서 성공한 래퍼가 된 박재범은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선 '쇼미더머니' 프로듀서로 나오는데 미국에 가면 '야 해봐, 얼마나 잘하냐'이런 식이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라디오에 나가게 되면 진행자 조차도 K팝 인기가 많아서 나온 K팝 가수 정도로 보는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다큐멘터리로 내가 얼마나 잘났는가를 보여주고 싶지 않다. 계속 발전하려면 남들 시선을 따르지 말고 스스로 믿고 열정을 갖고 해야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 맞추려고 하면 발전할 수 없다. 나는 남들의 욕, 칭찬 다 신경쓰지 않고 10년을 달려왔다.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내 과정을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제이 팍: 쵸즌원'은 음악, 예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겸 프로덕션 THECUT(더컷)이 제작을 맡았다.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5월 1일 오후 11시 박재범의 유튜브 채널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단독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