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변동은 시작됐다. 지상파 3사(MBC·KBS·SBS)의 전성시대는 끝났다. 이젠 다채널 시대에 맞춰 피할 수 없는 변화와 마주했다. 말 그대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격변의 시기다. 적자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고 한계에 다다랐다.
MBC는 월화극 폐지를 결정했다. 한 드라마국 관계자는 최근 일간스포츠에 "MBC가 새 드라마 '어차피 두번 사는 인생'을 끝으로 월화극을 폐지한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MBC 관계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하면서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5월 내에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겠다고 밝혔다.
월화극 폐지뿐 아니라 토요일에 방영 중인 주말극도 띠를 없앤다. 또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시간을 앞당겨 방송할 계획이다. 오후 10시가 아닌 9시로 1시간 앞당겨 방송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빠르면 MBC 새 수목극 '봄밤'부터 적용이 될 전망이다.
MBC는 채널 다변화 시대에 후퇴했다. 드라마가 연이어 부진했다. 2017년, 2018년을 되돌아보면 히트한 드라마가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올해 야심 차게 자체 제작으로 준비했던 '아이템'은 시청률 5%의 벽을 넘지 못했다. 드라마의 거듭된 부진은 경영 악화를 가져왔다. 적자의 늪에 빠졌다.
비단 MBC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KBS와 SBS 역시 과거 전성시대와 거리가 먼 모습이다. 광고 수익은 점점 줄고 있고 tvN과 JTBC에 밀려 좀처럼 흥행작을 찾기 힘들다. MBC에 이어 SBS도 드라마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깊은 고심에 빠졌다. 한 방송관계자는 "MBC는 경영 악화로 월화극 띠를 없애고 수목극 라인만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예정이다. SBS도 내년에 드라마를 한시적으로 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MBC 월화극 폐지는 지상파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면서 "생존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다. 채널 특성 살리기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