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3년 연속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를 밟는다.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상에 빛나는 유력 수상 후보이자 퍼포머 자격으로 초청받았다. 불과 몇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을 일들인데, 방탄소년단은 올해 2관왕을 향한 새로운 꿈을 키웠다.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단시간에 팝 시장에 신드롬을 일으켰을까.
▶아미들이 달아준 날개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시점은 2016년 10월 10일 '윙즈' 발매 무렵이다. 팬클럽 아미의 거침없는 신청곡 공세에 현지 라디오 DJ들을 중심으로 소문나기 시작했다. '빌보드 핫100'을 비롯한 대부분의 싱글차트에서 라디오 방송 점수를 높게 반영하기에 높은 라디오 방송 횟수를 얻는 것은 미국 팝 시장 진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이에 해외 팬들은 라디오 진입 장벽을 뚫기 위해 각 지역 별 단체를 구성해 타이틀곡 '피 땀 눈물' 신청을 쏟아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틀어주는 DJ에게는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꽃다발 등 작은 선물을 보내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DJ들은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에 감동했다"는 글을 SNS에 다수 인증했다.
그 결과 라디오 점수와 판매량을 합산한 싱글 차트 '빌보드 캐내디언 핫 100'에 86위로 최초로 진입(2016년 10월 20일자)했고,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선 26위까지 랭크했다(2016년 10월 17일자). 당시 빌보드에선 "한국의 보이 밴드가 새 영역을 확장했다. K팝 최초 빌보드 앨범차트 3연속 진입 기록을 썼고, 캐나다의 메인 싱글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고 주목했다. 구글 트렌드의 방탄소년단 검색량에서도 2016년 10워 9일부터 15일 사이 급격한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리액션 비디오는 미국 유튜버들 사이에서 인기 컨텐트로 자리매김했다. 그해 공개된 '불타오르네',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 조회수도 덩달아 급상승했다.
▶실력 발휘한 '러브 유어셀프' 아미들의 열정에 힙입어 방탄소년단은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분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상 신설 이래 6년 연속 트로피를 가져간 저스틴 비버를 제치고 영광을 안은 방탄소년단은 누구인가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아쉽게 방탄소년단의 무대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현지 대중 매체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중요한 시점이었다. 현지 방송과 인터뷰 요청이 이어졌고 방탄소년단을 내세운 다양한 컨텐트들이 만들어졌다. 팬들은 가는 곳마다 열렬한 환호로 지지했고 SNS 활동은 더욱 뜨거워졌다.
방탄소년단은 새 시리즈 '러브 유어셀프'로 기세를 이어갔다. 사랑의 기승전결을 담은 구성으로 첫 앨범은 타이틀곡 'DNA'를 내세운 '승-허'였다. 방탄소년단은 이 앨범으로 '빌보드 200' 7위·'빌보드 핫100' 85위의 진입 기록을 썼다. DJ 스티브 아오키와 래퍼 디자이너와 협업한 수록곡 '마이크 드롭' 리믹스는 총 10주간 '빌보드 핫100' 차트인의 기염을 토했다. 두 번째 앨범 '전-티어'는 '빌보드 200' 1위,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는 '빌보드 핫100' 10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마지막 앨범 '결-앤서'까지 방탄소년단은 앨범만 내면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는 인기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2년 연속 빌보드 뮤직 어워즈 톱 소셜 아티스트 선정, 2018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상까지 수상하며 미국 3대 음악상 중 두 개를 휩쓴 유일한 한국 그룹으로 위상을 높였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에 방탄소년단이 잘 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녹여내 전세계 음악팬들의 공감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인기와 실력을 갖춘 방탄소년단을 비틀즈에 견주기도 했다. '유튜브 시대의 비틀즈' '세계 최고의 보이밴드' 등 방탄소년단 앞에 여러 수식어들이 붙기 시작했다. 2018년 타임 매거진은 방탄소년단을 글로벌판 표지 모델로 선정하고 'BTS는 어떻게 세계를 접수했나'라는 제목을 달았다. '차세대 리더(Next Generation Leaders)'로 소개된 방탄소년단은 정장을 입고 카메라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으로 찍혔다.
▶美에서 컴백→전세계 러브콜 방탄소년단이 닦은 길을 타고 K팝 그룹의 해외 진출은 가속화 되고 있다. 많은 후배 그룹들이 현지 러브콜을 받고 폭넓은 활동을 계획하며 달라진 K팝의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그 사이 방탄소년단은 한 번 더 도약했다. 현지에서도 최고 인기 가수들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방탄소년단이 해내고 있다.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을 비롯한 전세계 스타디움으로 공연장 규모를 대폭 넓혔고 컴백 프로모션은 전세계 팝 시장을 상대로 진행 중이다.
지난 12일 발매된 방탄소년단의 미니 6집 '맵 오브 더 소울: 페르소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써내려가는 중이다. 선주문 마지막 날 302만 1822장을 찍은데 이어, 발매 일주일 만에 213만 480장의 판매고로 더블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국내 음원사이트 멜론은 방탄소년단 컴백에 이용자 수가 몰려 서버가 마비됐다.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는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유튜브 비디오,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유튜브 뮤직비디오, K팝 그룹 가운데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유튜브 뮤직비디오 총 3가지 부문에서 기네스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빌보드 200' 1위는 물론,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1위 및 싱글 차트 8위라는 자체 최고 기록을 냈다.
놀라운 기록 행진 속에 방탄소년단은 당연히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일찌감치 초대됐다.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 이어 본상에 해당하는 듀오/그룹 후보까지 진입해 3년 연속 수상을 노린다. 타이틀곡 피처링을 맡은 팝스타 할시와의 세계 최초 컬래버레이션 무대도 예고돼 전세계 음악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