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케빈에 대하여', '신비한 동물사전' 등으로 인기있는 배우 에즈라 밀러가 이번엔 밴드로 내한했다. 에즈라 밀러, 조쉬 오빈, 라일라 라슨으로 구성된 3인조 인디 밴드 '쏜즈 오브 언 일러스트리어스 파더'(이하 쏜즈)는 멤버 모두가 보컬과 곡 작업에 참여하고 기타, 베이스, 키보드, 드럼 등의 여러 악기를 번갈아 연주하는 형태다. 역할부터 모호한 이들은 음악에도 경계를 두지 않았다. 밴드 스스로가 '장르 퀴어(genre-queer)'라고 표현하고 어쿠스틱, 힙합, 로큰롤, 펑크, 일렉트로닉까지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코믹콘 서울에서 단독 공연을 펼쳤던 이들은 4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다. 2일 밤 한국에 도착한 쏜즈는 "악기 연주도 하고 엄청난 저녁 식사를 했다. 삼겹살을 먹었는데 지난 내한에서 만난 친구들과 재회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공식 일정 시작부터 기대감에 차 있다고 전했다. -한국을 다시 찾은 소감은. 에즈라 밀러 "한국 정말 좋아한다.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해서 즐거운 경험을 많이 했다. 한국을 떠난다는 것이 정말 슬펐는데 이렇게 돌아와 너무 행복하다."
-K팝이 아닌 한국 밴드 음악도 들어봤나. 에즈라 밀러 "들어봤다. 홀랜드를 알고 있고 최근에 뮤직비디오도 봤다."
-홀랜드는 한국 최초의 커밍아웃 가수다. 어떻게 알게 됐는지 궁금하다. 라일라 라슨 "지난 해 공연 끝나고 만난 트랜스젠더 친구를 통해 알게 됐다. 여러가지 물어보고 듣고 하다가 '홀랜드 들어봤냐, 꼭 들어봐야 한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들어보니 노래가 좋더라." 에즈라 밀러 "라일라와 별개로 나는 팬의 추천으로 알게 됐고 찾아봤다."
-쏜즈도 여러 메시지를 노래로 표현하는 가수로 알려져 있다. 에즈라 밀러 "어떠한 것들에 대한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냥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음악을 하는 거다. 밴드 활동은 나에게 있어 비타민과 같아서 행복을 추구하는 작업이다." 라일라 라슨 "음악을 통해 추구하는 즐거움, 행복에 접근하고 있다."
-장르를 규정하지 않게 된 계기가 있나. 에즈라 밀러 "알다시피 처음에 우리는 어쿠스틱 밴드였다. 여러가지 제한을 두고 하다가 '왜 우리가 그래야하지?'라는 의견에 도달했다. 이후 일렉트로닉을 접목하고 여러가지를 만들어봤다. 얼마 전엔 루프에 빠져서 루프스테이션을 이용한 노래를 하기도 했다. 여러가지 좋은 것들을 경계선 없이 찾아가는 것이 우리 음악이다. 밴드 음악은 삶의 여러 경험을 통해 같이 성장하고, 늘 변화하고 한계를 넘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경계를 두지 않게 됐다. 음악적으로만 해당하진 않는 것 같다. 모든 사람들에 경계 없는 도전을 추천한다."
-한국 팬들이 이번 내한 공연을 어떻게 즐겨주길 바라는가. 라일라 라슨 "지난해 만난 관객들은 누구건 간에 우리를 받아들여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떤 삶을 살아온 관객인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공연을 즐기고 오히려 우리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기도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원하는대로 느끼고 즐겨주길 바란다. 이미 다들 준비돼 있을 것 같다."
-쏜즈 공연은 남녀 공용화장실을 둔다는 등의 개방적 분위기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 문화는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부터 보수적인 면이 있다. 에즈라 밀러 "지난 내한에서 50명 정도되는 관객 앞에서 공연을 했는데, 페미니스트 이론을 미국 어느 전문가만큼이나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보는 시선과 달리 한국 내부의 서브 컬쳐에서는 상상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미 진행 중인 페미니스트 활동 등을 지원하는 문화적 공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더 영광이다."
-즐겨보고 싶은 한국의 놀거리가 있다면. 라일라 라슨 "경험해보고 싶은 걸 말하면 끝도 없다. 우리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서 잊지 못할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조쉬 오빈도 한 마디 해달라. 조쉬 오빈 "잘 모르겠다. 한국에 와서 기분 좋다. 팬들을 만날 생각에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