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에 빠진 롯데가 상위팀만큼 까다로운 상대를 만난다. 중요한 경기나 상승세에서도 덜미를 잡혔던 kt다.
롯데와 kt는 7일부터 주중 3연전을 치른다. 최근 열 경기에서 승률 1할에 그친 유일한 팀이다. kt는 4월 셋째 주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9위로 올라섰지만, 이후 8연패당하며 급격히 흔들렸다. 1주 만에 다시 최하위로 떨어졌다. 롯데도 4월 30일 NC전에서 승리하며 5연패를 끊었지만, 이후 다섯 경기에서 다시 전패당했다. 공동 8위로 주저앉았다.
총체적 난국이다. 공수 엇박자, 수비 집중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구심점 역할을 해 줘야 할 주축 선수들도 침묵하고 있다. 현장에선 "결국 분위를 전환하는 방법은 오직 승리뿐이다"라고 한다. 최근에 리그 상위팀과 연속으로 만나며 고전했다. 서로를 발판으로 재도약을 노릴 기회다.
선발 전력은 kt가 앞선다.
kt는 1차전 선발로 라울 알칸타라를 내세웠다. 로테이션 순번대로라면 김민과 윌리엄 쿠에바스가 뒤를 잇는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등판한 여섯 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 소화하며 3자책 이상 내주지 않았다. 안정감이 있다. 김민과 쿠에바스도 롯데전 첫 등판에서 호투했다.
롯데는 지난달 19일부터 열린 kt와 홈 3연전에 나선 투수들이 그대로 나선다. 박시영이 1차전 선발로 예고됐고, 외인 제이크 톰슨과 장시환이 각각 2·3차전에 투입된다. 박시영과 장시환은 상대전에서 선발투수 임무를 다했지만, 경기 기복이 워낙 크다. 톰슨은 6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다른 전력은 햐향 평준화다. 두 팀은 최근 열 경기에서 나란히 팀 타율 9·10위를 기록했다. 롯데가 0.232, kt는 0.244다. 경기당 득점은 kt가 더 저조하다. 롯데는 이대호의 장타 생산력이 나아졌다. 그러나 전준우가 부진하다. kt는 외인 멜 로하스 주니어가 상승세지만 유한준과 황재균 등 베테랑이 고전한다.
롯데 불펜은 믿을 수 있는 투수가 우완 구승민 1명뿐이다. 부진 탓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마무리 투수 손승락은 이제 막 복귀했다. kt는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셋업맨 정성곤 의존도가 커졌다. 무엇보다 두 팀의 수비력은 참담하다. kt는 승부와 직결되는 클러치 실책이 많고, 롯데는 전반적으로 실수가 많다.
객관적 전력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롯데는 기세 싸움에서도 밀린다. 객관적 전력이 앞서고, 분위기까지 좋던 상황에서 kt만 만나면 고전했다.
지난 시즌 10월 10일 더블헤더가 대표적이다. 롯데는 전날 경기에서 5강 경쟁 팀이던 KIA에 승리하며 순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후반기 내내 상승세였다. 그러나 이어진 kt전에서 2연패당하며 발목을 잡혔다. 5위 탈환이 불리해졌고,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도 실패했다.
올 시즌도 4월 셋째 주 주중 3연전에서 KIA전에 3연승을 거둔 뒤 kt를 만났다. 끝내기로만 2승을 챙기며 상승세를 탔지만, 이어진 kt 3연전에서 2패(1승)당했다. 모두 경기 후반 역전패였다. 롯데는 최근 침체된 분위기와 승률 압박 그리고 kt만 만나면 조정되는 이상한 기운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