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더그아웃 리더와 타선 주축을 잃었다. 박민우(26)와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가 공백 여파를 분담해야 한다.
리그 정상급 외야수이자 NC 간판선수인 나성범(30)이 큰 부상을 당했다. 지난 3일 창원 KIA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 무릎을 다쳤다. 구급차로 실려 나가는 중상이었고, 검진 결과 전방 십자인대와 연골판 파열 진단을 받았다. 결국 지난 5일 수술대에 올랐다. 인대 재건술과 바깥쪽 반월판 성형술을 받았다.
치료와 재활까지 통상적으로 5~6개월 이상 소요되는 부상이다. 나성범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무대 진출을 타진하고 있었다. 거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이끄는 보라스 코퍼레이션과 계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큰 변수가 생겼다. 신체뿐 아니라 기량 회복, 시련을 극복하는 심리 관리도 필요하다.
NC도 날벼락이다. 개막 전부터 부상 악재에 시달렸다. 김영규와 박진우, 선발진 새 얼굴의 선전과 전력 향상을 이끈 FA(프리에이전트) 양의지 영입 효과 등 다른 호재 속에 상위권을 지켜 왔다. 그러나 타선의 중심이자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던 나성범의 부재는 대체가 어려운 타격이다. 당장 지난주 효과를 본 '강한 2번' 중심의 타순 구성도 할 수 없게 됐다.
나성범은 올 시즌을 앞두고 주장을 맡았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치며 처진 팀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노력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원래 후배들에게 살갑게 다가서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이전보다 주변을 보는 시선을 넓혔다"고 했다. 실제로 더그아웃 분위기도 예년보다 밝아졌다. 신임 감독과 새 주장이 조성한 바뀐 팀 문화가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좋은 기운이 이어지려면 새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일단 NC는 내야수 박민우를 대체 주장으로 내세웠다. 나성범이 "내가 돌보지 못하는 부분을 대신 해 주고, 나와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해 주는 후배다"라며 믿음을 드러낸 선수다.
이전부터 친화력과 파이팅으로 더그아웃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외인 타자 베탄코트가 부상 여파로 부진할 때도 큰 목소리와 몸짓으로 독려했다. 동료가 좋은 타격이나 수비하면 가장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경기 전에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팀 분위기를 주도한다. 공식 자리는 아니지만 그동안 '부주장' 역할을 하기도 했다. 매 경기 나서는 주전이기도 하다. 나성범의 부재를 대신할 적임자다.
화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다른 타자들의 동반 선전이 필요하다. 양의지와 박민우의 타격감이 좋고, 박석민도 회복세에 있는 점은 위안이다. 외인 타자 베탄코트가 나성범의 이탈 변수 봉합의 키를 쥐고 있다.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며 기대를 모은 베탄코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고, 복귀 이후 18경기에서는 기복이 있었다. 각성이 필요하다.
이제 베탄코트는 나성범이 맡던 우익수 자리에 고정될 전망이다. NC는 타격 능력이 좋은 내야수가 많다. 두루 활용해 공격력 극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베탄코트가 1루수나 지명타자가 아닌 외야수로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각 구단 외야수들의 타격 능력은 전반적으로 뛰어나다. 권희동과 김성욱이 장타형이 아니기 때문에 베탄코트가 균형을 맞춰 줘야 한다.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 나오는 잔실수도 줄여야 한다. 나성범은 지난해 수비율 0.990, 외야수 보살 개수 3위를 기록했다. 베탄코트가 공수 모두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