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의 컴백, 의미있는 발걸음이다.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쌍천만을 이끈 상업영화 거장 윤제균 감독이 차기작으로 뮤지컬 영화를 선보인다.
최근 영화계에 따르면 윤제균 감독은 오랜 고심 끝 뮤지컬 영화 '영웅'을 복귀작으로 최종 확정, 촬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웅'은 뮤지컬 대작 '영웅'의 영화 리메이크작으로,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룬다. 뮤지컬 제작자와 윤제균 감독이 제작자이자 감독으로 몸담고 있는 영화사 JK필름이 손잡고 '뮤지컬 영화'로 완성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원작의 줄거리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유명 넘버도 고스란히 담아낸다. 다만 캐릭터 설정은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영웅'은 1909년 10월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뤼순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생애를 담아낸 작품이다. 이토의 죄를 낱낱이 열거하는 '누가 죄인인가'가 대표적 넘버다. 2009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초연됐으며, 10년만에 영화로 재탄생한다.
윤제균 감독의 '영웅' 제작 소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졌다. 하지만 SF영화 '귀환'을 먼저 연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영웅'은 잠시 뒤로 밀렸다. 그러나 '귀환' 제작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윤제균 감독은 다시 '영웅' 카드를 꺼내들었고, 하반기 촬영을 목표로 캐스팅까지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심을 모았던 영화 '영웅'의 주인공은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역을 맡았던 정성화가 그대로 무대를 옮겨 연기한다. 정성화는 '영웅'으로 한국뮤지컬대상 및 더 뮤지컬 어워드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뮤지컬계에서는 한 손에 꼽힐 정도로 흥행 파워와 그 능력을 인정받은 정성화지만 스크린 100억 대작 주연으로는 파격 캐스팅인 것이 사실. 윤제균 감독과 '영웅' 측은 뮤지컬에 일가견이 없는 배우를 선택하는 모험을 감행하기 보다, 이미 동명 뮤지컬로 명확한 근거가 있는 정성화에 대한 신뢰를 앞세우기로 했다. 정성화 외 주요 캐릭터들도 속속 캐스팅 보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제시장'으로 시대극의 맛을 본 윤제균 감독은 더 나아가 '영웅'을 통해 역사의 한복판에 설 전망. 누구나 아는 실존 위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관객들로부터 외면받지 않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철저한 고증이 반드시 뒷받침 돼야 한다. 제작진 역시 이를 최우선시하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대작 뮤지컬이 스크린으로 어떻게 옮겨질지, 영화적 재미까지 잡으며 한국 뮤지컬 영화에 한 획을 긋게 될지 윤제균 감독의 움직임에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웅'은 주요 캐스팅을 마무리 짓고 하반기 크랭크인, 안중근 의사 순국 110주기인 2020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