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들롱은 지난 19일(현지시각) 제72회 칸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 드뷔시 극장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날 현장에는 알랭 들롱의 딸 이누카 들롱이 시상자로 나섰고, 알랭 들롱은 딸이 건네준 황금종려상 트로피에 감격한 모습을 보였다.
20세기 유럽 영화의 아이콘인 알랭 들롱은 1957년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해 2010년대까지 총 80여 개 영화에 출연했다. 대표작으로 '태양은 가득히', '일식' '미스터 클라인' 등이 있다. '들고양이'로 1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알랭 들롱은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 후 "이 세상에서 내가 유일하게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오직 내 배우 경력 뿐이다"며 "요즘은 경력의 끝을 넘어 인생의 끝에 도달한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사후에 받을 상을 살아있을 때 받는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객석에서 10분간 박수가 지속되자 알랭 들롱은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칸영화제 사무국 측은 지난 4월 알랭 들롱을 올해 명예 황금종려상 주인공으로 공표했다. 영화제 측은 "알랭 들롱이 오랫동안 수상을 주저했지만 올해 수락했다.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알랭 들롱의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은 일각의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알랭 들롱은 과거 가정폭력으로 물의를 빚었고, 동성부부 입양 반대 및 극우 정당 지지에 목소리를 높여 대중들에게 큰 비난을 받았다. 실제 인권 단체 등 알랭 들롱의 수상을 반대하는 이들은 온라인 청원을 통해 서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칸영화제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알랭 들롱에게 노벨 평화상을 주는 것이 아니다. 배우 알랭 들롱의 경력을 인정하며 알랭 들롱을 예술가로서 치하하는 것이다. 영화 산업 분야에 기여한 업적에 대해 상을 주는 것일 뿐이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