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모르는 가수가 차트 1위에 올랐다. 2017년, 2018년 두 차례 음원사이트들의 대대적 개편에도 불구하고 수상한 1위 가수는 매년 증가 하고 있다.
임재현의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은 지난 21일 새벽 1시 음원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에서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넘어 정상에 등극했다. 이후 차트 프리징이 걸리면서 출근시간까지 1위는 이어졌고, 이날 내내 정상을 유지 중이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우디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 엔플라잉 '옥탑방', 케이시 '그때가 좋았어'에 이은 네 번째 역주행 사례다.
이번 노래는 임재현이 지난해 9월 낸 솔로 앨범 데뷔곡이다. 소속사는 "이번 데뷔 음반을 발매한 임재현은 서울예대 보컬로서 '왠지 언젠가 역주행 할 것 같은 보컬'픽으로 발라드 매니아 들에게 알게 모르게 알려져 왔다"고 설명했지만 대중에겐 데뷔 1년도 안 된 무명가수에 불과하다. 무명가수인 그가 방탄소년단, 위너, 잔나비 등 가요계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음원강자들 뚫고 1990년대 감성의 편곡과 믹싱이 들어간 발라드로 1위에 오른 점이 눈길을 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임재현의 1위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인기 아이돌만이 1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적 인지도는 차트 반영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직캠이나 방송 등이 역주행 시발점이 됐던 것도 이 때문. 하지만 데뷔 앨범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둔 임재현에 대한 화제성은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조차 여러운 임재현이 어떻게 음원사이트에서 찾아듣는 가수가 됐는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일각에선 노래방 차트 상위권에 있는 노래이며, 유튜브 커버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다는 주장이 있다. SNS를 이용한 마케팅 성공 사례는 앞선 역주행 사례인 닐로, 숀, 우디가 보여준 차트 1위 패턴의 반복이다. 3년째 반복되는 SNS로 인한 역주행 1위 음원을 트렌드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가요계 전문가에 묻자 "SNS를 활용한 사전프로모션이 트렌드가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SNS 조회수가 차트 유입으로 직결되는 것에 대한 사실여부에 대해선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수년째 사재기 논란이 해소되지 않는 만큼 보다 투명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또 "노래방 차트를 예로 드는 사람이 있는데 솔직히 노래방에서 부르기 위해 신곡을 듣고 연습을 하는건 극히 일부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노래방 차트와 음원차트가 비슷하게 나가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지 않나. 노래방에서 많이 불릴수록 차트에 오르는 것은 쉬우나, 그게 역주행의 주요인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차트 집계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가요 관계자는 "차트 1위에 대한 뚜렷한 계기가 없으면 의심은 해봐야 한다고 본다. 잔나비처럼 과거곡이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온 상황도 아닌데다가 SNS 마케팅이라는 실체가 불분명한 계기를 내세운다면, 현직 종사자로서도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막대한 자본을 쓴 사재기는 아니라고 보지만, 우리가 모르는 편법이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임진모 대중문화평론가는 현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강자들에 의해 지배되는 가요시장을 반증하는 사례라고도 보여진다. 여러 마케팅을 동원해 차트를 뚫으려는 노력들은 중소회사 입장에서 당연한 시도다. 그 시도가 이해할 수 있는 선인가가 관건"이라면서 "차트가 정당한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받는 슬픈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