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버즈(buzz)'가 잦아들 줄 모른다. 마운드를 내려간 지 하루가 지나도 여전히 현지 언론의 극찬 세례가 쏟아진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1일(한국시간) LA 다저스를 휴스턴에 이은 지난주 파워 랭킹 2위로 소개하면서 그 주된 비결로 류현진을 꼽았다. "휴스턴이 끈질긴 공격력으로 지난주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 다저스는 투수력으로 순위 싸움을 펼쳤다"며 "다저스 선발진은 올 시즌 21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인데, 이 중 류현진이 상당 부분을 책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현진이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을 '31'까지 연장했고, 지난해 9월부터 정규 시즌 12경기 연속 2실점 이하를 기록한 점도 언급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도 다저스를 2위에 올려놓은 뒤 "류현진은 신시내티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31이닝 무실점 기록을 이어 갔다"며 "최근 5년 내 다저스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3위 기록"이라고 조명했다. 1위는 2015년 45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잭 그레인키(현 애리조나) 2위는 같은 해 37이닝 연속 무실점한 클레이턴 커쇼다.
CBS 스포츠도 다르지 않았다. 류현진을 향해 "하느님, 맙소사"라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다저스의 팀 순위를 4위로 평가하면서도 "류현진은 31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 가면서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은 1.97이었다"라고 언급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또 다른 매체 디 애슬레틱 역시 류현진을 다저스가 승승장구하는 비결로 꼽았다. "2019년 최고의 투수 류현진이 7이닝 무실점 경기를 추가했다. 류현진이 다저스를 계속 이끌고 있다"며 "맥스 슈어저(워싱턴) 크리스 세일(보스턴) 커쇼 등이 메이저리그 대표 투수로 꼽히지만,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최고 투수는 류현진"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내셔널리그 다승(6승) 공동 1위와 평균자책점(1.52) 이닝당 출루허용률(0.74) 탈삼진/볼넷 비율(14.75)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5월에만 4경기에서 32이닝을 던지면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28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다. 5월 첫째 주 내셔널리그 '이 주의 선수'로 선정된 것은 물론이고, 데뷔 이후 첫 '이달의 투수상'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달 양대 리그 4월의 투수상을 수상한 선수들과 비교해도 5월 수상자로 손색없다. 아메리칸리그의 타일러 글래스노(탬파베이)는 4월 6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75, 내셔널리그의 루이스 카스티요(신시내티)는 4월 7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45를 각각 기록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류현진은 로테이션상 이달에만 두 차례 등판을 남겨 놓고 있다. 피츠버그 원정경기와 뉴욕 메츠 홈경기가 유력하다.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가 5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하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과 메이저리그의 5월은 '류현진의 달'이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이달의 투수상을 넘어 더 큰 왕관을 쓸 후보로 거론된다. 21일 ESPN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이영상 예측 순위에서 74.9점을 얻어 내셔널리그 1위를 질주했다. 2위인 다저스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61.6점)을 월등하게 앞선다. 사이영상이 대부분 선발투수에게 주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잰슨보다 카스티요(55.6점) 그레인키(55.1점) 잭 데이비스(밀워키·53.3점) 등이 류현진의 실질적 경쟁자다.
류현진은 또 다른 사이영상 예측 트래커인 톰 탱고 사이영상 포인트에서도 31.6점으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올라 카스티요(30.4점) 데이비스(25.9점) 그레인키(24.5점)를 앞섰다. 톰 탱고 사이영상 포인트는 2006년 이후 예측에서 ESPN보다 적중률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야말로 지금은 '류현진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