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올 하반기 국내 완성차는 물론이고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굵직한 SUV 신차를 앞다퉈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차급도 엔트리급부터 준중형·대형 SUV, 픽업 트럭까지 다양하다.
'제2의 팰리세이드'를 꿈꾼다…트래버스·익스플로러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SUV 시장의 최대 다크호스는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였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사전 계약 기간에만 2만 대가 계약됐다. 출시 첫 달 1908대를 시작으로 올해 들어 4월까지 총 2만4632대가 판매됐다.
인기 비결은 가성비다. 4000만원 초반대로 7인이 넉넉하게 탈 수 있는 크기는 국내 고객들의 구매욕을 끌어당긴다.
여기에 수입차 못지않은 주행 성능에 최첨단 사양까지 갖추며 품귀 현상을 보인다.
팰리세이드 돌풍에 경쟁 업체들도 바쁘게 움직인다.
한국GM은 올 하반기 대형 SUV '트래버스'를 미국에서 들여온다. 전장(길이)이 무려 5189mm에 달하는 모델이다. 이는 팰리세이드(4980mm)를 넘어서는 수치다. 트렁크 적재량은 기본 651L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적재량은 2781L까지 늘어난다.
관건은 가격이 될 전망이다. 미국 판매 가격은 약 3600만원 선이다. 이와 큰 차이 없이 국내 가격이 책정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기아자동차도 모하비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모하비 마스터피스'를 올 하반기에 내놓고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수입차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2년 연속 수입 대형 SUV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포드 익스플로러가 올 하반기 신모델인 6세대 '올 뉴 익스플로러'를 내놓는다.
익스플로러는 동급 최대 공간과 5000만원대의 합리적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판매량이 2027대로 수입 SUV 중 1위다.
벤츠와 아우디도 각각 대형 SUV ‘더 뉴 GLE’와 ‘Q8’을 연내 선보인다.
"렉스턴 스포츠 '독주' 막아라"…콜로라도·레인저
올 하반기 SUV 시장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다양한 '픽업 트럭'의 등장이다.
국내 픽업 트럭 시장은 최근 1년 새 2배 정도 성장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픽업 트럭은 총 4만2021대로 집계됐다.
국내 픽업 트럭 시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쌍용차가 독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공식 루트로 판매된 병행 수입 픽업 트럭까지 고려하면 지난해 4만3000대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픽업 트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확인되자, 자동차 업계는 올 하반기 앞다퉈 외산 픽업 트럭을 내놓을 예정이다.먼저 한국GM은 올 하반기 트래버스와 함께 미국산 픽업 트럭 '콜로라도'를 선보여 픽업 시장에 진출한다. 현재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콜로라도의 강점은 대용량 화물 적재 능력에 있다. 전장 5403mm·전폭 1886mm·전고 1785mm·휠베이스 3258mm 등 차체에 1170L 화물을 실을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3.6L V6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된다. 최고 출력은 312마력, 토크는 38.2kg·m의 힘을 낸다. 전자식 '오토트랙 액티브 4×4 시스템'으로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도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포드는 올 하반기 중형 픽업 트럭 '레인저'를 도입한다. 레인저는 전장 5354mm·전폭 1861mm·전고 1795mm·휠베이스 3220mm 등의 크기를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2.0 신형 디젤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이에 맞서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의 가성비(가격 대비 높은 성능)를 앞세워 시장 지배자 자리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SUV로 재미 본 현대차…신차 늘린다 국내 자동차 시장 1위인 현대자동차도 올 하반기 다양한 SUV 신차를 내놓는다.
현대차는 올 1분기 팰리세이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SUV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 중 SUV 매출(4조3853억원)이 세단(3조8121억원)보다 14% 많았다. 판매 대수에서도 SUV는 18만4588대로 세단(16만6210대)을 앞질렀다.
현대차는 이처럼 SUV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올 하반기 신차 출시도 SUV 중심으로 하기로 했다. 엔트리급 '베뉴'와 제네시스 'GV80' 등 아예 새로운 모델이 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는 제네시스 G80 풀 체인지 모델 출시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고, 올해는 제네시스의 SUV인 GV80만 내놓기로 했다.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춘 전략으로 풀이된다.
GV80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처음 출시하는 SUV다. 2017년 뉴욕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 공개된 바 있다. 제네시스는 GV80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막바지 디자인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5L와 3.5L V6 가솔린 모델로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 출시 시기는 3분기 이후로 예상된다.
상반기 실적을 팰리세이드가 견인했다면, 하반기에는 제네시스 GV80이 이끌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또 엔트리 SUV 베뉴도 선보인다. 베뉴는 코나보다 작은 초소형 SUV다. 첫 차로 세단이 아닌 SUV를 고려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모델이다. 분리형 헤드램프와 도심 운행에도 적합한 성능 등 기능에도 젊음을 방점으로 찍었다.
이에 맞서 기아차는 스토닉과 스포티지 중간 크기의 소형 SUV 'SP2(프로젝트명)'를 선보일 예정이다. 파워트레인은 경쟁차인 코나와 같은 1.6L 가솔린 터보 직분사 엔진과 1.6L 디젤 엔진에 7단 듀얼클러치(DCT)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
○ 하반기 SUV 주요 라인업 -------------------------------------------- 구분 브랜드 모델명 -------------------------------------------- 국산차 현대차 베뉴, GV80 기아차 SP2, 모하비 한국GM 트래버스, 콜로라도 수입차 포드 익스플로러, 레인저 벤츠 더 뉴 GLE 아우디 Q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