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블락비의 7년을 지나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 회사 플랜에 익숙했던 그룹 활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삶을 개척 중이다. 운이 좋게도 tvN '뇌섹시대-문제적남자'는 롱런 중이고, 올 4월부턴 MBC FM4U '꿈꾸는 라디오' DJ 자리도 꿰찼다. 그는 "만족스럽게 재계약을 하고 군대 등으로 블락비 활동을 쉬면서 개인적인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행복한 요즘을 알렸다.
여유있는 일상 속에 작업한 신곡 '귀차니스트'는 박경이 문득 느낀 귀찮은 감정을 소재로 만든 노래다. 약 1년 만에 내는 박경의 작사·작곡 작업물로 23일 오후 6시 발매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가요 시장에 1년이라는 다소 긴 음반 공백을 보낸 박경은 "블락비 앨범의 경우 플랜에 맞춰 작업 데드라인이 있었다. 억지로도 작업을 해봤는데 내 마음에 들지 않아 결국은 갈아엎게 되더라. 시간낭비가 심했다. 이젠 내가 곡이 완성되면 컴백을 하는 시스템이라 모든 활동이 나에게 달렸다고 볼 수 있다. 회사에서 기한을 안 주니까 오히려 작업이 수월해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밴드 사운드에 푹 빠졌다는 박경은 '귀차니스트'를 만들며 제작비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노랫말이 화자의 이동 동선에 따라 연결되는데, 악기의 화려함 단계에 따라 화자의 귀찮음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곡 구성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여러 시도를 하면서 악기나 세션 등 제작비를 아끼지 않고 만들었다. 효자곡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자만 안 났으면 한다"며 웃었다.
음악방송 계획은 잡지 않았다. 박경은 "8주년이라는 것에 큰 의미는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굉장히 흘렀다는 실감은 있다. 음악방송에 가면 복학생이 된 느낌을 받을 것 같아서 무대는 하지 않기로 했다. 또 내가 신인 때 음악방송에 갔던 경험을 생각해보니, 선배들이 많은 시기에 나온 신인들의 무대는 심하게는 1분 남짓으로 잘리더라. 내가 다른 사람의 시간을 빼앗아 가면서 음악방송을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여러 컨텐트와 콘서트 '합주실'을 통해 노래를 들려드릴 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룹 활동의 중단과 군 입대를 앞둔 현 시점에 대한 솔직한 속내도 털어놨다. "비슷하게 데뷔한 모든 아이돌은 각자 과도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7년에 재계약 이슈가 걸리면서 그 전후로 굉장히 다른 상황들이 펼쳐진다. 주어진 것만 열심히 해서는 안 되고 스스로가 여러가지를 챙기고 돌아봐야 한다. 나는 다행히 나름의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특히 DJ를 하는 것이 굉장히 도움이 된다. B1A4 산들, 비투비 일훈 등 또래들이 많이 하고 있는데 내 연차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다. 규칙적인 일상이 생겨서 좋고 신인부터 선배까지 다양한 게스트를 통해 배워가는 것도 많다"면서 "세상엔 엄청나게 많은 가수들이 있다. 노력에 그 성과가 비례하는 업계가 아니라 안타깝기도 하다. 그 사이에서의 나는 스스로의 믿음이 강하다. 업계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