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오른손 투수 배제성(23)이 팀을 연패 탈출 문턱까지 끌고 갔지만, 끝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강팀을 상대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한 데 만족해야 했다.
배제성은 28일 인천 SK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 수는 88개. 0의 행진이 이어지던 7회 선취점을 내줘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KT의 미래를 짊어질 선발 투수로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성남고를 졸업한 배제성은 2015년 롯데에 2차 9라운드 88순위로 입단했다. 하지만 2017년 4월 롯데와 KT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당시 배제성이 오태곤과 함께 KT로 왔고, 장시환과 김건국이 롯데로 갔다. 배제성은 트레이드 이틀 뒤인 4월 20일 KIA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올 시즌에는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복귀가 늦어지면서 비어 있던 자리에 대체 선발로 투입됐다. 벌써 시즌 3번째 선발 등판 경기. 특히 지난 22일 수원 두산전에서 상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과 맞대결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기도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 "아직 배제성의 60~70%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큰 기대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도 상대 외국인 선발 앙헬 산체스(7이닝 무실점)과 맞대결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기싸움을 펼쳤다. 1회와 4~6회를 포함해 총 4이닝을 삼자범퇴로 마쳤다. 6회까지 중전 안타(고종욱) 하나와 내야안타(김재현) 하나, 볼넷 하나(김성현)로 세 차례 출루를 허용한 게 전부였다.
통한의 실점을 허용한 7회가 유일한 아쉬움이다. 최정과 제이미 로맥을 삼진으로 돌려 세워 투아웃을 먼저 잡은 배제성은 고종욱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주자를 한 명 내보냈다. 다음 타자 이재원의 타구는 중견수 앞으로 짧게 날아갔지만, KT 중견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다이빙 캐치하려다 공을 뒤로 빠트리면서 1루 주자를 불러 들이는 결승 적시 2루타가 됐다.
배제성은 마지막 타자 배영섭을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 세우고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이후 팀 타선이 역전에 성공하지 못해 그대로 시즌 세 번째 패전을 안았다. 4연패에 빠진 KT와 첫 승 추가에 다시 실패한 배제성으로선 희망과 아쉬움이 공존한 한 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