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아탈란타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아탈란타는 지난 2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아틀레티 아주리 디탈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세리에 A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사수올로에 3-1로 이겼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아탈란타(승점 69)는 리그 3위를 확정해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이로써 아탈란타는 구단 창단 112년 만에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아탈란타가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과정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아탈란타는 사수올로와 최종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자력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탈란타는 전반 19분 만에 사수올로의 도메니코 베라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유벤투스와 AC 밀란이 이길 경우 아탈란타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두 계단 하락해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꿈이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탈리아 북부의 인구 13만 명의 소도시를 연고로 하는 아탈란타팬들이 두 손을 꼭 모으던 순간이다.
하지만 아탈란타는 저력이 있었다. 전반 35분 간판 스트라이커 두반 자파타가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분위기를 반전한 아탈란타는 후반 8분 알레한드로 고메즈가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23호 골을 넣은 자파타는 득점 2위를 차지했다. 기세가 오른 아탈란타는 후반 20분 마리오 파사리크가 헤딩 쐐기골까지 꽂아 넣으며 승리를 확정했다. 영국 가디언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8시35분에 킥오프 한 경기에서 아틀란타는 오후 8시55분까지만 실시간 순위에서 5위로 처져 있었다"라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복기했다.
아탈란타는 인터 밀란과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에서 1승1무로 앞섰다. 아탈란타가 기적 같은 승리를 이뤄 낸 덕분에 인터 밀란은 엠폴리를 2-1로 꺾고도 4위에 머물렀다. 세리에 A는 4위까지 챔피언스리그행 티켓이 주어진다. 아탈란타는 2016~2017시즌에도 4위를 차지했지만, 당시에는 세리에 A에 할당된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3장뿐이었다. AC 밀란(승점 68)도 최종전에서 스팔 2013을 3-2로 제압하고 승점 3점을 챙겼다. 하지만 아탈란타와 인터 밀란이 최종전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AC 밀란은 6위 AS 로마와 함께 챔피언스리그의 하위 대회인 UEFA 유로파리그에 나선다.
가디언은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아탈란타 감독과 선수들이 구단의 역사를 다시 썼다"면서 "아탈란타가 거칠고 치열한 세리에 A에서 역사적인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거머쥐었다"고 전했다.
한편 우승은 유벤투스가 차지했고, 준우승은 나폴리에 돌아갔다. 18위로 시즌을 마친 엠폴리(승점 38)는 19위 프로시노네, 20위 키에보베로나와 함께 2부리그로 떨어졌다. 득점왕은 삼프도리아의 파비오 콸리아렐라가 차지했다. 올해 36세를 맞은 그는 37경기에서 26골을 몰아쳐 생에 첫 득점왕의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1골로 4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