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26일 공개한 예고편을 통해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가 클럽에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영상 속 '스트레이트' 기자가 "양현석 대표가 동남아 재력가 2명을 접대하는 걸 목격했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말하는 장면과 함께 '초대된 여성 25명' 등의 자막으로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 때문에 27일 방송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고편이 전부였다. 단순 의혹 제기에 그친 것. 상관관계는 있지만 인과관계는 없었다. 목격자들은 남성 8명과 여성 25명이 만난 자리에 양현석이 있었고, 여성 25명 가운데 10명은 YG 측과 친분이 있는 유흥업소에서 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현석은 '스트레이트'에 "성 접대는 사실무근"이라며 "당시 식당에 간 것은 맞지만 지인의 초대를 받았을 뿐이지 계산도 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또 "외국인 재력과들과 추가 접촉도 없었다. 그 여성들이 그 자리에 왜 참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는 예고편으로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고 시청률은 3.7%에서 5.2%로 상승했다.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하지만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 시청자는 "예고편 내용이 전부였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일부러 자극적인 예고를 만든 것 같고, 여기에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예고를 제외하면 이미 여러 번 언론에 보도된 비슷한 내용을 또 보는 듯했다. 또 YG 소속 가수가 참석했다고 하니 벌써 그 가수가 누구인지 추측이 시작됐다. 방송이 루머 형성을 부추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역시 버닝썬 게이트를 다룬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결과물은 새로운 사실 없는 짜깁기였다. 3월 23일 방송된 1161회 제목은 '버닝썬 게이트 그 본질을 묻다'였지만 본질은 찾을 수 없었다. 그간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실을 정리하는 수준에 그쳤다. 탐사보도 분야에서 많은 신뢰를 얻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았으나 정작 시청자가 알고 싶었던 버닝썬 VIP에 대해선 들을 수 없었다. 단체 카톡방 대화 등 자극적인 내용을 보도하는 데 급급했고, '그것이 알고 싶다'가 또 다른 루머를 생성하면서 지창욱·고준희 등 무관한 피해자만 발생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버닝썬 뿐만 아니라 4월 27일 방송된 장자연 편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많은 사람이 주목해야 할 사건에 대한 관심을 환기한다는 목적은 달성했지만 육성 파일을 제외하면 새로운 사실이 없었다. 10년간의 타임라인을 정리했을 뿐이다. 또 지난 18일 방송된 1169회 '실종 3년의 비밀 - 사라진 신혼부부와 노르웨이 여인' 편도 의심스러운 정황을 제시했을 뿐이었다. 시청자 이**씨는 "같은 사건을 재조명한 방송인 만큼 취재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했지만 새로운 사실이 없는 용두사미였다"고 비판했다.
한 방송관계자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끈질긴 취재를 통해 실제 사건을 해결한 사례도 있고, 경찰 수사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방송은 방송일 뿐 수사기관이 아니다 보니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방송이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 없으니 대부분 열린 결말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 한계를 시청자가 낚였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작진도 사실을 꾸미거나 부풀리는 건 시청자를 우롱하는 행태고 분명히 지양해야 한다는 걸 항상 유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