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박형식 "발연기 과거 수두룩, 인지도 없어 화제 안됐을 뿐"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재다. 실화 내용은 따로 찾아봤나.
"그것도 공부 하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하지 말라고 하셨다. 역할 자체가 아무것도 몰라야 하는 설정이다 보니 어떤 상황인지 아예 모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남우는 배심원 제도가 있는 줄도 처음 안 친구니까. 감독님은 연기지만 리얼하게 가기를 원하셨다. 그래서 정말 공부를 안 했고, 아무 생각없이 현장에 가 27 테이크의 지옥을 겪었다. 하하."

-전작 드라마 '슈츠'에서는 변호사 연기를 한 경험이 있다.
"맞다. '슈츠'가 법정물이었다. 그땐 또 천재 설정으로 법전을 다 외우고 있는 캐릭터였다. 사실 전문적으로 법을 공부한 것이 아닌데도 배심원석에 앉아 있는데 판사, 검사들이 하는 법률 용어가 다 들리더라. 어떤 상황으로 흘러가는지 알겠고. 근데 남우는 끄덕거리고 있으면 안 되지 않나. '모르는 척 하는 것도 힘들구나. 그래서 공부하지 말라고 하셨구나' 새삼 깨달았다."   

-첫 영화다. 두려움은 없었나.
"어떻게 보면 드라마가 더 두렵다. 모니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되니까. 하루 하루 촬영해야 하는 분량이 너무 많다. 물론 모니터를 해도는 되는데 시간을 잡아먹는 것처럼 비춰지니까 내가 죄송스러워지는 기분이다. 감독님이 괜찮으면 그냥 OK다. 결국 방송 때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근데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여유롭고 넉넉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의견을 나눈다. '감독님, 한번만 보고 가도 될까요?' '이런 방향으로 해 볼까요?'라는 대화가 자연스럽다."

-리허설도 했다고.

"난 몇 시간씩 하는 리허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 '영화는 이렇구나. 신기하다' 했는데 모든 현장에서 하는건 아니라고 하더라.(웃음) 보통은 안 그렇다고. 감독님이 특별히 시간내서 하신 것이라고 나중에 들었다. 그 경험이 크게 기억에 남아서 그런지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배심원들'은 앙상블이 빛난 영화다.
"동료들의 힘을 느꼈다. 다 같이 있으면 마음이 훅 놓였다. 서로가 서로를 챙겨줄 수 있고, 기댈 수도 있다. 혼자 할 땐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도 모르겠고 외로울 때도 있는데 같이 하면 그런 것이 없다. '호흡'의 장점을 제대로 배웠다."

-배운 것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설명한다면.

"음…. 이번에는 감독님 말씀처럼 뭔가를 더 안 했던 것 같다. 그 동안엔 내 색깔이 강한 연기를 하고자 했다면 이번엔 아니었다. 한 편의 공연 같다고 해야 할까? 우리끼리 만담하는 느낌도 들었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애드리브도 여러 번 시도했다. 물론 감독님은 내가 뭐만 하면 움찔하고 결과적으로 다 편집됐지만.(웃음) 그런 과정이 즐거웠고, 이런 느낌도 처음 받았다. 선배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이돌로 데뷔해 연기를 시작했다. 누구나 한번씩 거쳐간다는 연기력 논란이 박형식은 없었다.
"그게 내가 아이돌일 때 유명하지 않아서 그렇다. 초반에 드라마를 했을 땐 다 발연기였다.(웃음) 나는 무조건 발연기를 했고, 역사 속에서 다 지워버리고 싶지만 다행히 사람들은 관심이 없었다. 어느 정도 배운 후에 '곧잘 하네?' 할 때쯤 나를 알아 주셨고 봐 주셨다."

-'나인'이 데뷔작 아니었나.

"이것봐라. 다들 모르시지 않나. 으하하. 군대 갔는데 그 영상만 돌면 속상하다. 어떤 작품들이었는지는 말하지 않겠다.(웃음) 많이 혼나면서 촬영했고 얼굴도 빨개지고 그랬다."

>> ③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UAA(United Artists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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