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발롱도르는 두 선수에게만 주어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2008·2013·2014·2016·2017)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2009·2010·2011·2012·2015)가 양분했다. 그만큼 '메날두'는 세계 축구를 지배했던 슈퍼스타였다.
이런 흐름은 2018년 깨졌다. 두 선수의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가 수상 영광을 안았다. 2019년 발롱도르는?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이끈 버질 판 데이크(리버풀)가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 메날두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메시 역시 유력 후보 중 하나다.
메날두의 수상이 이어지면서 발롱도르가 인기투표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도 받아야 했다. 그렇다면 메날두가 없었다면 발롱도르의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영국의 미디어 '스쿠아카(Squawka)'는 메날두가 없는 상황에서의 발롱도르 수상자를 선정했다.
2008년은 페르난도 토레스(사간 도스)가 수상했다. 토레스의 리버풀 전성기,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수직상승하던 시기였다.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시키는 너무나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한 해였다. 토레스는 46경기에 나서 총 33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4골로 득점 2위에 올랐다. 1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호날두(31골)였다.
2009년은 사비 에르난데스의 품으로 갔다. 바르셀로나의 첫 번째 트레블(리그·FA컵·UCL 동시 우승)이 작성된 해다. 메시가 첫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한 해이기도 하다. 사비는 메시가 그해 넣은 38골에서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선수였다. 바르셀로나의 유럽 정복 시작을 알렸고, 티키타카의 전성기를 선포한 해. 사비의 정교한 발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비에 이어 2010년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비셀 고베)가 받았다. 바르셀로나는 여전히 유럽 최강으로 군림했다. 그리고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축구대표팀의 황금기를 열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스페인은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이니에스타가 중심을 잡았다. 그는 결승 네덜란드전에서 결승골을 작렬시키기도 했다. 메날두가 발롱도르를 양분할 시기 메날두는 항상 1위와 2위를 차지했는데, 2010년 이니에스타가 최초로 발롱도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사비가 두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사비는 14골 8도움이라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고,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UCL을 동시 석권했다. 2012년에는 이니에스타가 두 번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73골, 한 해 총 91골이라는 경이적인 신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에 가려졌지만 이니에스타 역시 17도움이라는 엄청난 활약을 했다.
2013년은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의 해였다. 리베리는 뮌헨의 사상 첫 트레블을 이끌었다. 39경기에 나서 16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펼쳤다. 리베리는 환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그렇지만 실제 발롱도르는 호날두에게 돌아갔다. '스쿠아카'는 리베리를 향해 "호날두·메시의 희생양"이라고 표현했다.
2014년은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의 수상으로 결론이 났다. 뮌헨 간판 골키퍼이자 독일 대표팀 상징적 골키퍼였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노이어가 버틴 독일은 정상을 차지했다. 골키퍼로서 1963년 레프 야신 이후 두 번째 수상자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2015년에 바르셀로나는 다시 한 번 트레블에 성공했고, 발롱도르 주인공은 39골을 터뜨린 네이마르에게 돌아갔다. 네이마르는 UCL에서 10골을 넣으며 메시·호날두와 함께 득점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6년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프랑스 대표팀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 앙투안 그리즈만이 주인공이 됐다.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UCL 준우승, 프랑스 대표팀의 유로 2016 준우승을 이끌었다.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세계 축구계에 그리즈만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킨 한 해엿다. 2017년에는 네이마르의 두 번째 수상으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