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매체 워싱턴 포스트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에서 류현진(32·LA 다저스)이 아닌 맥스 슈어저(34·워싱턴)의 손을 들어 줬다.
미국 언론은 류현진을 향한 찬사를 쏟아 낸다.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매 등판 이후 언급된다. 제구력의 마법사 그레그 매덕스의 이름도 함께 거론한다. 최근에는, 전혀 유형이 다른 투수지만 최고의 투구를 보여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리그 역사상 최고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되는 놀런 라이언과 비교했다. 현시점에서 사이영상을 결정해야 한다면 내셔널리그 승자로 류현진을 꼽는 매체도 많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입장이 다르다. 19일(한국시간) 이 매체는 "맥스 슈어저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에서 한발 앞선다고 본다"고 전했다.
류현진의 현재 페이스가 놀랍다는 것은 인정했다. 승 수(9승)와 평균자책점(1.26)을 열거했고, 삼진 85개를 잡으면서 5개밖에 허용하지 않은 볼넷 개수에도 감탄했다. 최근 페이스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10경기 연속 2실점 이하·1볼넷 이하를 기록한 역대 유일한 투수다"라고 했다. 슈어저는 19일 현재 5승5패·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류현진의 성적은 온전히 투수 개인의 능력이 아니며, 팀 동료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야수의 수비 도움을 받는 류현진과 달리 슈어저는 홀로 버티고 있다"고 소개했다.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야수의 수비 도움이 반영되지 않은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을 기준으로는 2.27점을 기록한 슈어저가 2.52인 류현진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투수 개인의 아웃 카운트 생산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탈삼진 개수도 언급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슈어저는 현재 삼진 139개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284개로 시즌을 마칠 것이다"라고 했다. 류현진의 탈삼진 능력보다 낫다는 얘기다. 류현진은 다저스 타선으로부터 경기당 5.7점을 지원받지만 슈어저는 3.8점에 불과하다면서 타선의 득점 지원 정도도 소개했다.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메이저리그 투수를 거론할 때 류현진이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슈어저·벌랜더처럼 이미 사이영상을 수상한 선수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거론되는 게 이제 당연한 선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