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우완투수 김민수(27)가 선발진에 합류한다. 이강철 감독이 개막 전부터 구상하고 바란 전력 구축이 100%에 다가서고 있다.
김민수는 2015년 2차 특별 지명으로 KT에 영입된 선수다. 지난 시즌까지는 24경기 등판에 그치며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부임 직후 마무리캠프를 지휘하며 확인한 그의 현재 구위와 잠재력에 주목했다. 이내 선발감으로 낙점했다.
김민수는 5월26일 광주 KIA전에서 구원 등판해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이후 체력 저하가 시작된 불펜 주축 투수들의 임무를 나눠 맡으며 지원군 역할을 했다. 지난주까지 10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하며 좋은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선발 등판 기회도 찾아왔다. 좌완 금민철이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체 후보 1순위던 이대은은 아직 팔꿈치 부상 여파가 있다. 이강철 감독은 불펜 대기가 더 적합하다고 봤다. 헐거워진 필승조 전력 보강도 필요했다. 결국 김민수에게 선발한 자리를 맡겼다.
리허설에서는 부진했다. 김민수는 지난 18일 고척 키움전에서 오프너 투수 운용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섰다. 3⅔이닝 동안 4안타·2볼넷을 내주며 3실점 했다.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한 경기, 한 이닝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다. 선수가 두 차례 위기를 겪으며 역전까지 허용했지만 교체 타이밍을 늦췄다. 이닝 소화 경험을 부여했다. 투구수, 이닝 소화가 많아질 때 커지는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극복하길 바랐다. 전세를 완전히 내주지 않는 선에서 시험을 이어갔다. 그만큼 새 얼굴의 선발 안착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민수는 이강철 감독이 전력 향상을 위해 기대를 갖고 기회를 부여한 '새 얼굴' 3명 가운데 마지막 주자다. 다른 2명은 외야수 김민혁, 우완투수 배제성이다. 김민혁은 고정 리드오프로 나서며 공격 선봉장 역할을 충실히 이해하고 있다. 배제성도 이대은이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기회를 얻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선발진에 안착했다.
김민수는 이미 불펜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선발까지 잘 해내면 금상첨화다. 최소 3명은 확보해야 하는 국내 선발진 운용 폭이 넓어질 수 있다. "김민수까지 나왔으니 이제 더는 올라올 선수가 없다"고 말하는 이강철 KT 감독의 멋쩍은 표정에는 '기대한 선수는 일단 모두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만족감도 엿보였다.
KT는 예년보다 경기력이 좋아졌다. 시즌 반환점(72경기)을 돈 시점 순위(6위)는 1군 진입 다섯 시즌 만에 가장 높다. 보강, 개선이 필요한 포지션에 새 얼굴이 등장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 사령탑이 계획하고 키워, 활용한 선수들의 기여도도 높다. 수년 동안 최하위권에 머물며 생긴 패배 의식도 사라졌다. 신임 감독이 바라던 모습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