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 제공 최상의 조합을 위해 최선의 선택이 필요하다. 롯데의 국내 선발진 구성 얘기다.
최하위 롯데가 반등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난 주말 KIA전, 주중 한화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이전에도 2연속 우세는 있었다. 바로 5~6연패에 빠졌다. 다른 조짐은 전력 안정화다. 대체 외인 투수 브록 다익손과 타자 제이콥 윌슨이 데뷔전에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민병헌과 손아섭의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주전 내야수 한동희도 부상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2017시즌에 3선발을 맡던 우완 투수 박세웅(24)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뒤 재활기를 가졌다. 현장은 성적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도 선수가 완벽하게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박세웅의 순조로운 재활 행보는 롯데에 가장 큰 낭보였다. 5월 중순까지는 그랬다. 선발 부재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다르다. 국내 선발진은 빈 자리가 없다. 가장 꾸준히 자리를 소화한 김원중(26)과 장시환(32)이 두 자리, 최근 팀 전체 투수 가운데 가장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하고 있는 신인 우완 사이드암 서준원(19)이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박세웅은 2015년 5월, 롯데로 이적한 뒤 팀 기여도가 가장 높은 국내 투수다. 故 최동원, 염종석 전 코치로 이어지는 '안경 에이스' 계보를 잇는 투수다. 실력이 검증됐기 때문에 당연히 기회를 줘야 한다. 양상문 감독은 박세웅이 1군에 돌아오면 아직 경험이 부족한 서준원에게 휴식을 부여할 생각이다.
이후에는 선택이 필요하다. 선발진 구성에 고민이 생긴다. 박세웅이 복귀 뒤 연착륙을 하면 서준원의 활용법을 정해야 한다. 현재 좋은 페이스, 리빌딩 기조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선발투수 한 명이 늘었다고 시즌 중에 갑자기 6선발 체제를 가동하기도 어렵다.
선발 후보는 또 있다. 구원 등판보다는 선발로 나섰을 때 임무 수행력이 좋은 김건국(31), 일본 구단 지바 롯데에 시즌 중 연수를 보내 성장을 유도한 윤성빈(20)도 1군에서 경쟁력과 잠재력을 증명했다. 최소한 확인은 필요하다. 다음 시즌도 준비해야 한다.
선발 후보는 최대 6명이다. 여느 팀처럼 행복한 고민은 아니다. 꾸준히 나선 두 투수는 5점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고, 서준원은 아직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신인이다. 부상 복귀 선수도 있다. 견고한 3선발, 토종 1선발감으로 자신 있게 내놓을 투수가 없다.
최하위 팀의 선발 풍년. 구슬을 잘 꿰는 게 결과를 좌우한다. 양상문 감독과 주형광 코치의 안목과 판단력이 중요하다. 선발로 나섰을 때 투구 내용이 우선 평가 기준이고, 불펜 소화 능력도 감안해야 한다.
명확한 보직 부여는 마운드 안정화를 위한 정석이다. 그러나 롯데의 현재 팀 성적을 감안하면 특정 선수의 부진을 오래 지켜볼 수 없다. 결국 선수의 페이스에 기대야 한다 .
후보 사이에서 2~3번 연속 부진은 불펜행이라는 자각이 생길 전망이다.
선수는 "팀이 원한다면 어떤 보직이든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한 번 선발 경험을 하면 고수하려는 욕심이 생긴다. 롯데 선발 자원이 갑자기 풍년이다. 올 시즌에 국한되지 않는 선발 진입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