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원(19)은 한화가 배출한 '히트 상품'이다. 데뷔 첫 시즌이던 지난해 두각을 나타내더니 올 시즌에는 중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김태균, 하주석 등 걸출한 팀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구단 유니폼 판매 1위에 오를 정도다. 한용덕 감독은 "은원이 하는 것을 보면 놀라울 뿐이다. 지난해 풀타임을 뛴 것도 아닌데 올해 하는 걸 보면 '선수가 저렇게 잘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리는 건 '별들의 무대' 출전이다. 한화는 LG·키움·KIA·NC와 함께 나눔 올스타에 속해 있다. 정은원은 박민우(NC) 정주현(LG) 안치홍(KIA) 서건창(키움)과 2루수 부문 득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포지션 득표 1위 박민우를 사정권 안에서 추격하고 있다. 처음에는 3만 표 이상 표 차이가 벌어졌지만, 점점 간격을 좁혀 1만8000표 안팎까지 따라붙었다. 그는 "처음에 주변에서 얘기를 해주셨는데 직접 (투표 현황을) 보지는 않았다. 차이가 크게 난다고 하는데 본다고 달라지는 건 아니다"고 했다.
한화는 올스타전 투표에서 고전 중이다. 송광민·김태균·이성열 등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 타자는 물론이고 마무리 투수 정우람까지 1위와 작지 않은 차이가 난다. 포지션별 투표 1위를 배출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가 정은원이다. 선수도 욕심이 난다. 데뷔 2년 차에 올스타전 무대를 밟는 건 의미가 꽤 있다. 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성장했다는 공식 인증을 받는 셈이다. 그는 "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경험해보고 싶다"며 "일단 후보에 올라간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쟁쟁한 선배들과) 순위권 경쟁을 하는 것도 충분히 기분 좋다"고 했다.
단순히 인기만 많은 건 아니다. 올해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296타수 88안타) 5홈런, 39타점을 기록 중이다. 전 경기 출전을 하면서 3할을 넘나드는 타격으로 팀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악재 속에서도 굳건하게 2루를 지키는 중이다. 잠시 기복을 보이는가 싶더니 곧바로 궤도에 올랐다. 정은원은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많이 신경 쓰면 경기장에서 잘되지 않는 것 같아 최대한 잊고 플레이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어쨌든 프로선수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내 임무다. 다른 이유로 핑계 삼고 싶지 않다"고 했다.
감독의 극찬대로 1년 만에 꽤 큰 성장을 이뤄냈다. 선수 본인이 더 잘 안다. 정은원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타격과 주루 등 발전한 부분이 많다. 아직 목표대로 잘 흘러가고 있다"며 "매일 경기를 나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오늘 못해도 내일이 있고, 그다음도 있다. 뭘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 그 부분에선 편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완벽에 가깝게 흘러가고 있는 2019시즌. 올스타전 출전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는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벌써 반 이상을 했다는 게 신기하고 시간이 빨리 지나간 느낌"이라며 "(올스타전에) 갈 수 있다면 이왕 (포지션 투표에서) 1등 해서 가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