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한나 그린(23·호주)은 당초 우승 후보로 전혀 손꼽히지 않던 선수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14위인 그린은 이번 대회 전까지는 철저한 무명 선수였다. 그린은 2017년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면서 2018년 정규 투어에 데뷔했지만, 이 대회 전까지 LPGA 투어 대회에서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그린의 프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은 지난해 자국에서 열린 호주여자오픈 3위였다.
그러나 그린은 이번 대회 1라운드 7번홀(파5)에서부터 벙커샷이 그대로 홀 안으로 들어가 버디가 된 행운 이후 우승을 향해 전진했다. 2라운드 12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졌지만, 약 50m에서 친 네 번째 샷이 또 홀 안에 들어가며 극적으로 파를 지켰다. 3라운드에서도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42.9%(6/14)에 그쳤으나 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이 94.4%(17/18)를 기록하면서 선두를 지켜 냈다. 그린은 최종 4라운드에서도 박성현에게 1타 차까지 추격당하는 위기를 맞았으나 끝까지 우위를 지키면서 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LPGA 투어 관계자는 "2013년 이후로는 세계 랭킹 100위 이하의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기록이 없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는 확인해 봐야 하지만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린 이전에 낮은 랭킹으로 우승한 대표적인 선수는 2014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 모 마틴(미국·당시 96위),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의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당시 95위) 정도다.
그린은 2011년 청야니(대만) 이후 8년 만에 이 대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기록도 세웠다. 호주 출신의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6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캐리 웹 이후 13년 만이다. 이 대회 우승은 2001년 웹 이후 18년 만이다. 그린은 4년 전 웹이 자신의 이름을 따 후원하는 ‘웹 장학금’의 수혜자가 되면서 웹과 깊은 인연을 맺었고, 최종 라운드에서는 웹이 직접 응원을 나서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지막 5개 홀은 정말 긴장됐다"고 털어놨다.
이날 그린의 우승으로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7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재미 동포' 대니엘 강(미국) 이후 11개 대회에서 각기 다른 11명의 챔피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