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2일 수원 삼성전에서 5-3으로 승리했다. 1군에 진입한 2015시즌 이후 처음으로 6연승을 거뒀다. 황재균은 고비마다 존재감을 드러냈다. 6월25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5-7로 뒤진 9회초 2사 1루에서 극적인 동점 투런포를 쳤다. 이 경기는 승자를 가리지 못했고 KT는 무패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30일 수원 KIA전에서는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을 쳤다. 6연승을 한 2일 삼성전에서도 승부처에서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결승 득점에 기여했다.
6월 첫 경기부터 셋째 주까지 득점권에서 약했다. 22타석에서 3안타에 그쳤다. 흐름이 그의 타석에서 끊겼다. 이강철 감독은 견고했던 핫코너 자리도 경쟁을 유도했다. 윤석민을 선발로 내세우기도 했다.
황재균은 이런 상황에서 나선 지난주 다섯 경기에서 타율 0.526·2홈런·7타점·OPS(출루율+장타율) 1.392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은 6할. 소속팀의 주간 승률 1위를 이끌었다. 자신의 부진을 자각하고 반등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황재균을 6월 넷째 주 주간 MVP로 선정했다.
- 올 시즌 KT 소속 선수 가운데 첫 주간 MVP 수상자가 됐다. "한 주 사이에 팀 승리에 많이 기여했기 때문에 주신 상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이 상을 더 많이 받고 싶다. 팀에 계속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 지난주에 유독 타격감이 좋았다. 변화가 있었나. "타격감이 올라올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과거 타격 메커니즘이 가장 좋았을 때 영상을 다수 찾아봤다. 우연히 경기 영상이 아니라 토스 배팅을 하고 있는 영상을 봤다. '내가 이런 느낌으로 타격을 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6월23일 NC전을 앞두고 오전부터 경기장에 나와서 티 바를 놓고 계속 당시에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연습했다. 이후 배팅 케이지에서도 익히려고 했다. 스윙뿐 아니라 타구 방향도 만족스러웠다. 그 시점부터 조금씩 나아진 것 같다.
- 6월25일 롯데전 9회에 동점 홈런을 쳤다. 적장도 치기 어려운 공이었다고 인정했다. "초구 슬라이더였다. 운이 좋았다. 그저 변화를 주고 좋은 감과 기운을 얻은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 6월30일 KIA전에서는 끝내기 홈런을 쳤다. 시즌 최다인 5연승을 이끌었다. "볼카운트 승부를 잘한 것 같다. 하준영 투수에게 볼 2개를 먼저 골랐다. 직구를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끌고 간 게 주효했다. 주자가 없었고, 11회였기 때문에 강한 스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그 경기 뒤 이강철 감독이 '황재균이 황재균답게 쳤다'는 경기 평가를 남겼다. "나도 봤다. 감독님과 팀이 나에게 원하는 모습이 그 끝내기 홈런을 칠 때처럼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 그동안은 그런 모습을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했기 때문에 나를 돌아보게 됐다."
- 내야수 윤석민이 1군에 복귀한 뒤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지난주 활약을 자극 효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내가 못 했기 때문에 자리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대에 못 미치면 비난도 당연하다. 그러나 자극이 된다기보다는 잡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내 것(타격 메커니즘)을 더 제대로 찾으려는 노력을 하게 됐다."
- KT가 5위 진입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을 꼽는다면. "연승 기간 동안에도 특정 선수 의존도가 높지 않았다. 매 경기 주인공이 나왔다. 선발진이 잘 던져주기 때문에 야수진도 부응하려는 의지가 커진다. 지난 시즌에는 이기고 있어도 확신이 부족했고, 지고 있으면 투지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제는 야구적으로 좋은 흐름을 탄 것 같다. 지더라도 근성을 발휘한다. 결코 쉽게 지지 않는 게 가장 큰 변화다."
- 자신을 따르던 후배 강백호가 큰 부상을 당했다. 응원을 한다면. "처음에는 손목이 꺾인 줄 알았다. 피가 나서 당황했다. 너무 안타깝고 황당하다. 올 시즌 주축 선수 다수가 이탈하고 있다. 그러나 새 얼굴이 그 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최근에는 (이)대은이가 마무리투수 역할을 잘하고 있고, (조)용호도 강백호의 빈 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선배들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 완벽하게 회복해서 건강히 돌아오라'고 말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