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막을 수 없다.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된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일본 오사카 나가이 얀마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를 개최했다. 해당 스타디움은 최대 4만7000석을 수용할 수 있는 J리그 세레소 오사카의 홈구장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연 장소다. 현장 관객에 따르면 주말 이틀간 수용 관람객 이상의 방문객이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일본판 굿즈 부스 대기줄도 오전부터 만들어졌다.
한일관계가 얼어붙었다지만 일본 팬들의 방탄소년단 사랑은 끓어올랐다. 지난 3일 발매한 열 번째 일본 싱글 '라이츠/보이 위드 러브'는 100만 장의 선주문량을 기록(유니버설 뮤직 재팬 집계), 방탄소년단은 싱글 100만 장 출하를 달성한 유일한 한국 가수로 인기를 입증했다.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 4일 연속 1위 행진 중이다. 또 도톤보리 시내에는 방탄소년단 홍보 트럭이 돌아다녔고 타워레코드 대형 전광판에는 방탄소년단의 인터뷰가 수시로 틀어졌다. 간사이 공항 입국부터 공연 마무리까지 모든 순간이 화제를 모으면서 일본 방송국도 아침프로그램부터 방탄소년단 소식을 다뤘다. 6일 니혼테레비(NTV) '더 뮤직 데이'는 오사카 콘서트 무대 중 일본어 버전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생중계로 내보내 온오프라인을 달궜다. 일본 여성 주간지 an·an(앙앙)과 유명 연예인을 다루는 잡지 캔캠은 각각 7월호, 8월호 모델로 방탄소년단을 내세워 전세계 아미들의 구매욕을 자극했다.
특히 일본도 글로벌 조명 릴레이에 동참했다. 최대 복합 문화시설인 오사카 엑스포시티는 랜드마크인 레드호스 대관람차를 보랏빛으로 물들여,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환영했다.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스타디움,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부산 광안대교, 서울 남산타워에 이어 일본까지 방탄소년단이 가는 곳엔 보랏빛 조명이 켜지고 있다.
이같은 방탄소년단 인기에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에도 문화의 흐름은 막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 정부가 나서서 반한감정을 자극한다고 해도 개인의 취향까지 관여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공연 에이전시 관계자는 "일부의 극우세력들이 방송국이나 공연장에 전화 등으로 민원을 넣는 사례들이 있다"면서도 "방탄소년단의 일본 내 인기는 해를 거듭할 수록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트와이스, 아이즈원 등 걸그룹들의 활약도 계속되면서 한류를 즐기는 연령층이 전반적으로 어려졌다"며 한일갈등으로 큰 영향을 받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