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강릉컬링센터에서 만난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 ‘팀 킴’의 리드 김영미(28)는 웃으며 말했다.
팀 킴은 지난해 2월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 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그해 11월 지도자의 갑질을 폭로한 뒤 큰 시련을 겪었다. 그로부터 8개월. 팀 킴은 7~11일 강릉에서 열리는 2019~20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겸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태극마크에 도전한다.
1년 5개월 만에 강릉에서 경기를 치르는 세컨드 김선영(26)은 “좋은 기억이 있는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좋은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드 김초희(23)도 “기분이 오묘한데 연습도 잘된다”며 웃었다.
팀 킴의 맏언니인 ‘안경 선배’ 김은정(29)이 지난 5월 출산했다. 팀 킴의 스킵(주장) 지난 2월 겨울체전부터 김경애(25)가 맡고 있다. 서드 시절부터 승부처에서 강했던 김경애에 대해 김영미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팀을 잘 이끌어 나간다”고 평가했다. 김선영은 “은정 언니가 ‘이번 대회는 불참하지만, 불안해하지 마라. 다 잘 될 거야’라며 우리에게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당시 김은정은 스위핑 하는 김영미를 향해 목이 터져라 “영미~”라고 외쳤고, 이 말은 국민적 유행어가 됐다. 새 스킵 김경애는 팀원이자 친언니인 김영미를 향해 “영미~”라고 외치는 대신, 경상도 사투리로 “언니야~”라고 소리친다.
김경애는 “평소 영미 언니를 ‘언니야~’라고 불러 익숙하다. 나머지 두 사람은 ‘스녕이~’ ‘초히~이’라고 이름을 부른다”고 소개했다. 팀킴은 지난 겨울체전에서 2위를 했다. 김경애는 “주변에서 우스갯소리로 ‘영미~’를 안 했기 때문에 2등을 했다고 놀리곤 한다”며 웃었다.
김은정에 이어 김영미도 지난 3월 결혼했다. 김영미는 “결혼했어도 평일에 훈련한다. 지금도 숙소에서 (팀원이) 같이 생활한다. 남편은 주말에만 본다. 남편이 집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영는 “(결혼한) 언니들이 행복해 보인다. 다음 순번요? 나이순으로 (시집) 가기로 했는데”라면서도 “이제는 어린 순서대로 해서 초희?”라며 웃었다.
팀 킴 인기는 여전하다. 컬링장에는 컬링과 영화 ‘어벤저스’를 합성한 ‘컬벤저스 어셈블’이란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6일은 경기가 없는 연습 날이었는데도 20여 명의 팬이 찾았다. 김영미가 “요즘도 식당에 가면 서비스를 주신다”고 자랑하자, 김선영은 “언니랑 같이 다녀야 알아본다”고 덧붙였다.
6개 팀이 출전하는 여자대표 선발전은 풀리그를 치른 뒤 상위 4개 팀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처럼 겨뤄 우승팀을 가린다. 우승팀은 2019~20시즌 국제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선발전은 3파전이 유력하다. 현 국가대표인 ‘팀 민지’ 춘천시청(스킵 김민지)은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땄다. 최근 하승연(19)을 영입해 서드를 맡겼다. 이승준 코치는 “스킵 민지의 컨디션이 좋다”고 말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던 ‘컬스데이(컬링+걸스데이)’ 경기도청은 겨울체전에서 우승했다. 세컨드 김수지(26)는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팀 킴’ 김경애는 “지금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출사표를 던졌다. 7일 세 팀 모두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