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는 지난 시즌 3강이 올 시즌도 자리를 지키며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반발계수가 낮아진 공인구 탓에 타격 부문 타이틀 경쟁도 흥미가 떨어졌다. 반면 전반기를 마친 메이저리그는 순위, 타이틀 경쟁 구도 모두 반전이다.
개막 초반부터 이변으로 시작했다.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이 시애틀과 개막 4연전에서 3패를 당하는 등 첫 열 경기에서 2승에 그치며 고전했다. 에이스 크리스 세일은 다섯 차례 등판에서 4패·평균자책점 7.43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보스턴이 실각한 자리를 탬파베이가 채웠다. 지난 시즌 '오프너' 투수 운용으로 주목받은 팀이다.
올 시즌은 선발 한 자리를 채우며 이전보다 마운드 운영에 안정감이 생겼다. 공격력도 향상됐다. 오스틴 메도스·브랜든 로우 등 젊은 타자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토미 팸과 아비사일 가르시아 등 경험이 많은 이적생들이 중심을 잡아 줬다. 5월까지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1위를 지켰다. 현재 뉴욕 양키스에게 지구 선두를 내줬지만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는 1위를 지키고 있다.
중부 지구는 순위 경쟁의 경우 양대 리그 모두 예상을 벗어났다. 아메리칸리그는 투타 전력이 두루 좋은 클리블랜드의 독주가 예상됐다. 전반기 최고 승률은 0.629(56승33패)를 기록한 미네소타다. 클리블랜드에 5.5게임 차 앞섰다. 동부 1위 양키스(0.648)와 서부 휴스턴(0.633)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면 10명이다. 팀 홈런은 166개. 30구단 가운데 1위다. 풀타임 시즌이 한 번에 불과한 내야수 호르헤 폴랑코가 최다 안타 4위(111개)에 오르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에디 로사리오·맥스 케플러도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마운드도 고정 5명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했다. 전반기, 3점대 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여섯 팀 가운데 한 팀이다.
중부 지구는 시카고 컵스와 밀워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두 팀의 양강 구도가 예상됐다. 컵스는 47승43패, 밀워키는 47승44패다. 오프 시즌에 전력 보강에 나선 세인트루이스가 44승44패를 기록하며 1위에 2게임 차 추격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위권으로 평가된 두 팀이 선전했다. 피츠버그는 44승45패, 신시내티는 41승46패다. 모든 팀이 지구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필라델피아는 기대에 못 미쳤다. 시즌 전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 브라이스 하퍼, 공격형 포수 J.T. 레얼무토를 영입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지구 1위 애틀랜타(54승37패)를 견제하지 못했다. 전반기 전적은 47승43패. 워싱턴에 이어 3위다. 하퍼는 타율 0.253·16홈런에 그쳤다.
개인 타이틀 경쟁도 흥미롭다.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다승·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낙점된 것도 현지 언론과 팬의 시선에선 이변이다. 아메리칸리그도 예상하지 못한 선수가 최다승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데뷔 4년 차 루카스 지올리토 얘기다. 17경기에 등판해 11승3패·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10승을 기록했지만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전 두 시즌은 풀타임 선발이 아니었다.
타자는 뉴욕 메츠 듀오가 주목된다. 2년 차 외야수 제프 맥닐이 타율 0.349를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모은 코디 벨린저(LA 다저스)를 2위로 밀어냈다. 순수 신인 피트 알론소는 역대 세 번째로 전반기 30홈런을 기록한 신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9일 열린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는 리그 전체 최고 유망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