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첫 방송된 JTBC '캠핑클럽'에서는 데뷔 21주년을 기념해 14년만에 공식적으로 다시 모인 핑클의 모습이 전해졌다.
1998년 1집 앨범 'Blue Rain'으로 데뷔, 2005년 디지털 싱글을 마지막으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된 핑클은 이후 14년간 배우로, 가수로 활발한 솔로 활동을 펼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 사이 이효리는 2013년, 이진은 2016년, 성유리는 2017년 결혼하는 전환기를 맞기도 했다.
데뷔 20주년이었던 지난 2018년 5월, 이효리가 살고 있는 제주도에서 만남을 가지며 재결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핑클은 21주년을 맞아 '캠핑클럽'으로 의기투합을 결정, 여전한 화제성을 증명했다. 핑클 멤버들은 제작진과 개별 인터뷰를 통해 이별과 만남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 놓기도 했다.
핑클 시절을 회상한 이효리는 "가장 민감한 시기 20대 여자들이 모였으니 더 민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진은 "내 성격이 여자친구들과 길게 이야기 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 옥주현은 "이러면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이렇게 행동하면 이렇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성유리는 "많이 망설이기도 했고 사실 좀 언니들한테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조심스레 고백했다.
다시 뭉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옥주현은 "결론적으로는 내가 너무 걱정을 많이 했더라", 이진은 "어렸을 때 생각을 다시 꺼낸다는 것, 그걸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다", 성유리는 "우리 넷이 이렇게 마음이 맞았던 적이 처음이다. 이런저런 고민과 상황이 있지만 무조건 GO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이효리는 "'아이러브스쿨' 같은 느낌이다. 옛날 친구를 다시 만난달까? 동창들 모여서 동창회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리고 네 멤버는 제주도에서 만남을 가진 후 1년이 지난 2019년 5월 12일, 핑클 데뷔일에 다시 만나 소회를 풀며 본격적인 캠핑 여행을 계획했다. 리더 이효리, 행동대장 이진, 식(食) 해결사 옥주현, 그리고 막내온탑 성유리는 그렇게 다시 뭉쳤다.
특히 리더 이효리는 시작부터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스스로와의 다짐과 포부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멤버들은 진지한 이효리에 몸서리쳤지만, 이효리는 스스로를 "철없던 리더"라고 표현하며 동생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거듭 드러냈다.
핑클 멤버들은 원조 예능돌 답게 시종일관 비글미를 뽐내 웃음을 자아냈다. 개성 넘치는 성격을 바탕으로 한층 더 털털해진 말투는 세월이 준 여유로움을 엿보이게 했다. 멤버들은 캠핑 중간중간 기억나는 핑클 시절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돌이켜 보기도 했다. 때론 행복했고, 때론 즐거웠지만, 때론 미안해 하기도 했다. 이제서야 서스름없이 밝히는 몇몇 비밀 이야기들도 재미를 더하기 충분했다. 장난기도 여전했고, 눈만 마주쳐도 '꺄르르' 소리가 절로 터질 정도로 핑클 멤버들은 어색함 없이 자연스레 어우러졌다. 속내를 감추기보다는 투닥거리더라도 할 말은 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편안함과 진정성을 더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눈물을 보인 멤버는 옥주현. 옥주현은 캠핑을 떠나면서 선정한 첫 곡으로 '내 남자친구에게'가 흘러 나오자 웃으며 울컥헤 추억을 기억하는 이들의 공감대를 높였다.
대화 내용도 깊어졌다. 팬들에겐 영원한 요정 핑클이지만 불혹의 나이에 유부녀만 셋이다. 이효리와 이진, 성유리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배란일'에 대한 학구열을 내비쳐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거침없는 언변으로 유명한 이효리는 "나 오늘 배란일이야. 아주 잠깐이면 되는데"라며 이야기를 주도했고, 성유리, 이진도 동참했다. 이젠 함께 활동했던 날보다, 각자 살아 온 시간이 더 길어졌지만, 영광의 추억은 멤버들에게도, 팬들에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힘으로 남아있다. 또 '팀'으로 맺어진 인연이자 운명은 핑클이라는 이름 안에서 영원히 기록되고 기억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반갑고, 또 반가운 만남이다.
핑클은 이번 캠핑 여행을 통해 '무대 위 핑클'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핑클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미 그 과정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 만으로도 핑클을 기억하는 팬들과 대중들은 큰 선물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막 시작 된 핑클의 여행이 또 어떤 추억을 남겨줄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JTBC 방송 캡처